[친절한 쿡기자] 힐러리와 비긴 버니 샌더스, 30년간 이렇게 외쳤습니다 기사의 사진
9개월 전 무명의 정치인에서 이젠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사진=버니샌더스닷컴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두꺼운 안경에 백발, 그마저도 가운데엔 머리카락이 없습니다. 구부정한 어깨에 구겨진 양복이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올해 75세인 이 노인은 스스로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버니 샌더스가 주인공입니다. 미국 버몬트 주의 상원의원으로서 무소속으로 활동하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도전장을 냈고, 1일(현지시간) 대선후보 결정의 첫 시험대인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코커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맞아 지지율을 반분하며 대의원 절반을 확보했습니다. 산술적으론 비겼지만, 사실상 버니 샌더스의 승리입니다. 다음 차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선 오히려 힐러리 전 장관보다 20% 가까이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버니 샌더스는 2일 자신의 선거캠페인 홈페이지에 “9개월 전 우리는 어떤 정치적 조직도, 정치자금도, 지명도도 없었지만, 지금은 이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조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밤사이 뉴햄프셔로 날아가 예비선거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일정도 밝혔습니다.

민주당 클린턴 집안의 아성을 위협하는 버니 샌더스의 막강 경쟁력을 이해하려면 지난 30년간 그가 무엇을 주장해 왔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관련해서 선거운동본부인 버니샌더스닷컴에서 제작한 영상에 국내 유튜브 이용자가 번역을 덧붙여 선보인 영상을 공유합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영상에서 일관되게 부유층에 대한 증세와 사회 경제적 기회 균등 정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도 이런 정치인이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부자들 탐욕에 대한 심판을 요구하는 “더 이상은 안 됩니다(Enough is enough)”라는 구호가 연설의 클라이맥스입니다. 한국에도 시사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전문을 옮겨보았습니다. 영상은 마지막에 있습니다.

1985

“이 세계에는 지금도 수억명이 굶주려 죽어가고 있습니다. 굶어서 죽는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1986

“미국 전역에서 어떤 믿음이 급격하게 붕괴되고 있습니다. 이젠 백악관과 국회가 더 이상 국민의 뜻을 반영한다고 믿지 않습니다. 미국을 대변하는 것은 로날드 레이건과 억만장자들이 아니라 여기 모인 우리들이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1988

“일부 대도시에서는 아이들 절반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합니다. 대학 등록금은 계속 올라서 부자가 아니면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어려워졌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열심히 노력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1989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들은 수십년동안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집권하면서 미국보다 더 민주적인 사회가 되었습다. 투표율은 80~90%나 되고, 강력한 노조와 자유로운 언론이 있습니다. 모든 국민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합니다. 유토피아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1990

“최고 부유층 소득이 매우 급격하게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육체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수준은 하락했습니다. 중산층과 노동자에게 피해를 주는 법안에 찬성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1991

“의장님. 의회와 대통령이 방관하는 사이에 500만명 아이들이 굶주리고 200만명이 길거리서 잠을 잡니다. 도시는 약물과 폭력의 온상이 되고 있지만, 강력하게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려면, 범죄의 사회적 원인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남녀노소 모두 제대로 된 기회와 인간다운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도록 요구합시다. 불쌍한 사람을 감옥에 가두고, 흑인들을 더 가혹하게 처벌하는 것을 묵인하지 맙시다.”

1992

“아이들이 굶주리고 거리에서 잠을 자며 건강보험과 교육기회도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부유층은 세금 감면을 통해 점점 더 부자가 되고 있습니다.”

1992

“미국의 선거운동 모금관련 법은 부자와 대기업이 정치인을 매수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 지고, 평범한 사람의 목소리는 정치 시스템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1992

“오늘날 국가 주도의 건강보험이 없는 선진국은 미국을 포함해 두 나라 뿐입니다. 선거운동 모금관련 법안 개혁을 통해서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CEO들의 연봉은 치솟고, 빈부격차는 점점 심해지며, 천만명이 실업 상태입니다. 이 문제 역시 선거운동 모금관련 법안 개혁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거대 자본이 이 체제를 통제하고 있고,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은 미국의 정치와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대기업과 부유층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1993

“이 위대한 나라의 민주주의가 과두정치 체제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부와 권력을 독차지하고 휘두르는 것이 바로 과두정치입니다.”

1993

“부자들은 막대한 세금을 감면받지만, 200만명은 거리에서 잠자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기 구입에 수십억 달러를 쓰는 동안, 500만명의 아이들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1994

“희망을 잃어버린 국민들에게 희망을 돌려줍시다. 실업자에겐 일자리를, 노숙자에겐 주택을, 굶주린 자에겐 음식을 제공합시다.”

1994

“노동자들은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일하지만 휴가 기간은 줄어들었습니다. 수백만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줄어드는 실질 소득을 메우기 위해서 더 오래 일하고 초과근무도 해야 합니다.”

1995

“부유층과 권력집단이 누리는 특혜에 대해서 이야기해 봅시다. 상위 1%가 하위 90%보다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 봅시다.”

1996

“경제 성장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누가 그 결실을 차지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실질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동안 극소수의 부유층이 늘어난 소득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998

“수십억 달러를 아시아에 투자했던 은행들을 구제하는 일을 납세자들이 떠맡는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2000년 초반

“대기업 CEO가 그 기업 노동자보다 500배가 넘는 연봉을 받으면서도 노동자를 많이 해고할수록 더 많은 상여금을 받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2000년 초반

“제너럴 모터스 대신에 이제는 월마트가 가장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지만, 최저 생활수준은 고사하고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임금만 주고 있습니다.”

2005-2006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지키면서도 테러에 대처하고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2007-2008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0.1% 그러니까 불과 30만명이 하위 1억5000만명보다 많은 소득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2011-2015

“아무리 아이들이 빈곤에 시달리고 아무리 실업률이 높아져도 그들의 탐욕은 멈출 줄 모릅니다. 이제 더 이상은 안됩니다(Enough is enough).”

2011-2015

“왜 국민들이 정치권에 냉소적인지 알고 싶습니까? 의회가 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인기가 없는지 알고 싶습니까? 정치권으로부터 이용만 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2011-2015

“수백만 사람들이 더 오랜 시간을 일하고 있지만, 소득은 줄어들고 임금은 삭감되고 있습니다.”

2015

“이런 극심한 불평등은 부도덕하고 잘못된 경제이며 지속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조작된 경제는 미국이 추구하던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변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대통령으로서 함께 바꿔나가겠습니다.”

2015

“우리가 함께 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모든 순간마다 기업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싸울 것을 약속합니다. 게이 흑인 라틴계 가난한 노동계급 등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들을 내쫓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함께 전진해 나갑시다. 공화당의 주장은 억만장자만을 위한 것일 뿐, 평범한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 줍시다. 우리는 저들을 무찌를 겁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관련기사 보기]

▶미국 아이오와 입구조사, 힐러리-트럼프가 1위

▶트럼프 어딨니?… 美 아이오와 코커스 크루즈에 패배

▶美 ‘아이오와 코커스’ 이변의 땅… 반뼘차 승부

▶미국 대선 운명의 날,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 한국시간 오후 1~2시 결정난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