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그리고 연기, 강동원의 긴 이야기… kmib가 만난 스타 기사의 사진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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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 실력이 가려진 배우를 한번 꼽아볼까. 강동원(35)은 그 1순위쯤 될 것 같다. 등장했다하면 모두가 그의 비주얼에 열광한다. 그가 13년간 2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테다.

범접하기 어려운 미남스타? 물론 옳다. 그러나 강동원을 설명하기에 충분한 설명은 아니다. 최근 서울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연기 열정이 넘치는 배우였다. 작품 이야기에 누구보다 노련하고 진지했다.

언론에 나서길 꺼렸던 과거와는 달랐다. 인터뷰 초반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고 먼저 농담을 건넬 정도다. 한때는 방어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공식석상에 나설 때마다 냉소어린 시선을 느낀 탓이었다.

“예전에는 권위적인 분들이 많았어요. ‘네가 길 가다 데뷔해서 여기 있는 거지. 연기 뭐 아냐?’ 약간 그런 눈빛들? 그래서 저도 더 얘기를 안했어요. 제가 연기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아무리 얘기해봤자 들릴 것 같지 않았으니까요. 그땐 기자회견장에 가도 ‘말실수나 하지 말아야지’ 하고 앉아있었어요.”

다행히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단다. 강동원은 “제가 성장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배우로서) 인정해주시는 눈빛이 보인다”며 “그래서 저도 더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홀가분해진 마음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언제부턴가 작품 속 강동원은 역할에 빠져 맘껏 뛰노는 듯하다. 특히 이번 영화 ‘검사외전’에서는 역대 가장 가벼운 캐릭터에 도전했다. 살인 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황정민)를 돕는 꽃미남 사기꾼 역을 맡았다.

재미교포 흉내부터 애교, 키스신, 막춤까지. 늘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그의 도전은 이번에도 역시 성공했다. 차기작 ‘가려진 시간’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만나게 될까.

소처럼 열일하는 강동원에게 지친 기색이란 찾아볼 수 없다. 이제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 영화 시장까지 바라보고 있다. 자랑스런 우리의 ‘소’동원을 응원한다.


-검사외전, 많이 내려놨더라.
“캐릭터가 워낙에 그랬어가지고요(웃음). 처음에 시작부터 좀 재미난 도전이겠다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의외로 코미디가 잘 어울렸다.
“저 원래 코미디 되게 좋아해요. 스트레스 안 받고, 재미있더라고요.”

-본인의 코믹 연기에 얼마만큼 만족하는지.
“저는 제 코미디를 다 알고 있으니까 보면서 별로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냥 그런가보다. 얘기가 단순하네’ 그랬죠(웃음). 이야기 구조가 되게 단순한 영화라서요. 캐릭터 보는 재미였죠. 저는 보면서, 어우, 이성민 선배 연기가 장난 아니더라고요. 황정민 선배야 말할 것도 없고, 박성웅 선배도 재미있고.”

-출연작을 보면 매번 다양한 캐릭터 도전하는 느낌이다.
“일단 똑같은 캐릭터는 흥미가 안 생기고요. 재미도 없어요. 비슷한 캐릭터면 일단 시나리오부터 부정적으로 보니까 결국 안하게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무조건 막 새로운 걸 찾거나 하는 건 아닌데, 재미있으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하나보다.
“네. 제가 원래 성격이 그래요. 싫증도 잘 내는 편이고, 뭐 하나 하고 나면 다시 돌아보기도 싫고.”

-어느덧 연기 활동한지 10년이 넘었다.
“13년 정도 됐네요. 데뷔한지는 한 16년?”

-스스로 좀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일단 진짜 많이 유연해졌고요. 더 재미있고, 편해졌어요. 목표점이나 이런 건 데뷔 때랑 전혀 달라진 게 없어요. 그때 인터뷰 지금 읽어봐도 너무 똑같이 얘기하는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웃음)”

-어떤 목표가 있는지.
“일단 좋은 배우가 되고 싶고, 나아가서 비즈니스적으로는 아시아 시장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그게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제일 큰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제가 아시아에서 유명해진다면 제가 만든 영화를 개봉할 수 있으니까요. 그건 진짜 배우의 역할이거든요.”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보나.
“음, 이제 진짜 제대로 시작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고 생각해요. 이제 출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일단 제가 지금 제일 편해서. 심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편하니까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렇게 된 계기가 있을까?
“점점 경험이 쌓여서 그런 것 같아요. 원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는데요. 이제는 스트레스를 안 받으니까 너무 편하더라고요.”

-요즘은 작품을 즐긴다는 느낌이 든다. 좀 더 자신감 생긴 건가?
“자신감이라기보다는, 그냥 재미있어요. 옛날부터 자신이 없진 않았어요. 사실 이 직업은 없는 자신감도 만들어야 하는 거니까. 길 가다 구경하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연기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쭈뼛쭈뼛하면 못하죠.”

-더 재미있어졌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연기적으로 디자인을 하면 그게 얼굴로 표현되니까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스트레스도 없어지고요. 물론 앞으로 더 디테일하게 풀어나갈 숙제가 많아질 테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단계인 거 같아요. 옛날엔 감정 표현이 잘 안됐거든요? 몇 번 해야 겨우 나오지. 근데 요즘은 그냥 가서 하면 되니까 편해요.”

-원론적인 질문이지만, 왜 배우의 길을 택했나.
“그냥 재미있으니까. 안 그랬으면 제 성격에 계속 했을지 모르겠네요. 제가 어릴 때부터 재미있는 것만 하는 스타일이라서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웃음).

-근데 잘 풀렸다.
“네. 부모님은 반대를 많이 했어요. 어머니는 제가 하고 싶은 건 무조건 지지해주셨지만, 아버지는 본인 생각에 맞추려는 스타일이셨거든요. 계속 그만하고 공부해서 취직하라고. 나는 싫다고. 내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내 인생이니까 내가 알아서 한다고 그랬죠.”

-당시엔 어려운 선택이었겠다.
“근데 저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요. 그리고 제가 좀 부모님이 간섭하고 이런 걸 엄청 싫어하는 편이라.”

-그런 자신감 어디서 나오나.
“모르겠어요. 그냥 그렇게 판단이 됐어요(웃음).”

-판단의 근거가 있었을 것 아닌가.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모델 데뷔하고 연기수업을 시작했을 때 ‘적성에 맞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재미가 있었어요. 사람들은 제가 그냥 길 가다 연기 시작한 줄 아는데(웃음), 연기 수업 3년 하고 데뷔했거든요. 그냥 한 건 아니에요. 확실히 된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어요.”


-지금의 강동원이 있기까지 외모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보나.
“저야 어쨌든, 일을 빨리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외모 때문이었죠. 그건 뭐 팩트니까요(웃음). 1999년쯤이었나? 길 가다가 캐스팅돼서 모델 첫 촬영했던 기억이 나요. 정말로 그냥 외모 때문에 일을 시작한 거죠. 근데 계속 그것만 가지고 갈 순 없거든요. 길게 가려면 훨씬 더 잘해야 하니까요. 물론 지금도 그게 제 영화 봐주시는 이유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그게 다는 아니니까. 절대 그것만 가지고 영화를 보러 오시진 않거든요. 그래서 더 노력하는 거고요.”

-연기력보다 외모가 주목 받아서 가끔 서운할 때도 있지 않나.
“한 번도 (그런 적 없어요). 저는 가진 것에 만족하고 더 발전시키는 스타일이지, 안 가진 걸 가지려고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가진 걸 없애고 안 가질 걸 성취하겠다는 건, 저는 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해요. 왜 굳이 그래야 하는 지도 모르겠고.”

-배우로서 가장 듣고 싶지 않은 평가가 있다면.
“연기가 엉망이다. 그게 최악이지 않나? 졸작을 만들었구나. 그럼 죽고 싶겠죠 진짜(웃음).”

-반대로 듣고 싶은 말은?
“최고 작품을 만들었다. 그 안에서 최고의 연기를 했다. 더 나아가서는 한국과 아시아 영화 산업에 이바지가 컸다. 그럼 먼 훗날 돌아봤을 때 흐뭇할 것 같아요.”

-굉장히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늘 얘기하는 건데, 전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은퇴라는 걸 생각해본 적 없어요. 배우에게 사실 은퇴라는 건 없으니까. 나이 들어서 못 걸어도 휠체어 탄 역할이라도 할 수 있겠죠(웃음).”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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