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라며 학대당한 뒤 버려진 아이…“난 희망이에요”

‘마녀’라며 학대당한 뒤 버려진 아이…“난 희망이에요” 기사의 사진
사진=로벤 페이스북
가족에게 '마녀'로 몰려 거리를 떠돌던 어린 소년이 물을 받아 먹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다.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는 자선단체 운동가 아냐 링그렌 로벤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배고품에 굶주린듯 뼈만 남은 2살 꼬마 아이가 발가벗은 채 로벤이 주는 물을 애처롭게 받아먹고 있다. 이 사진은 SNS에서 화제가 되며 CNN, 허핑턴 포스터 등 외신에 소개돼 유명세를 탔다.

인터뷰에서 로벤은 “2~3살 즈음 되어 보이는 아기가 가족에게 버려졌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주저 할 수 없었다. 나이가 어린아이는 거리에서 혼자 있다가 목숨을 유지할 수 없다. 우리는 바로 구조 작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사진=발견당시 호프의 모습

구조팀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꼬마를 조심스레 담요에 품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아이는 8개월 동안 거리를 떠돌며 음식을 주워 먹은 탓에 뱃속은 기생충으로 가득 차 있었다.

로벤은 아이에게 '호프(희망)'이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호프는 수술을 받고 회복 후 로벤의 연인 데이비드와 2살 아들, 그리고 34명의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다.

로벤은 3년 전부터 나이지리아 어린이를 위한 구호 재단(African Children's Aid Education and Development Foundation. ACAEDF)을 설립했다.

몇 해 전 여행객으로 나이지리아를 찾은 로벤은 ‘마녀’라는 이유로 학대당하고 고문당하다가 거리에 혼자 버려진 아이들을 보게 됐다. 덴마크에 돌아가서도 아이들이 머리에 잊히지 않았던 그는 나이지리아로 건너와 아이들을 구조해왔다.

그들은 대부분 ‘악귀가 쓰인 마녀’라는 이유로 버려진 아이들이었다. 나이지리아 사람들의 미신으로 매해 수천 명의 아이들이 마녀로 몰려 고문에 죽임을 당하고 있다.

로벤은 “아이가 학대당하고 거리에 버려졌을 때 아이의 마음에 끔찍한 트라우마를 남긴다. 가족으로부터 거부당했다는 것 또한 아이에게 정말 외로운 느낌을 경험하게 만든다”며 나이지리아의 미신 문화를 우려했다.

호프의 사연과 사진이 전 세계에 알려진 이후 약 1억 8000억 원이 넘는 성금이 모아졌다.


사진=현재 회복한 호프의 모습

로벤은 “호프는 강한 꼬마다. 또래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는걸 보고 있는 것은 인생 최고의 경험이다. 이런 것이 바로 인생을 아름답고 가치 있게 만드는 게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신과 흑 마술, 주술사에 대한 신뢰 또한 종식하지 않는다면 계속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다”며 모아진 성금을 통해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