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최소한의 안전망 VS 엄마들의 갑질” 가정 CCTV설치 논란 기사의 사진
사진=pixabay
가정 내 CCTV설치를 놓고 온라인에서 찬반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많은 직장맘이 어린 자녀를 육아 도우미에게 맡기고 출근하면서 CCTV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내 자식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는 의견과 노동자를 감시하는 불법행위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논쟁은 “내집 CCTV 촬영이 불법?…가사도우미 등 무단 감시 안돼”라는 제목의 CBS 노컷뉴스 보도가 나오면서 촉발됐습니다. 기사에는 개인정보보호법 15조에 사적인 영역이라 할지라도 CCTV 촬영 대상자에게 촬영 목적과 항목, 보유 기간 및 이용기간, 촬영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리도록 규정돼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가정에서 시간제 근로자의 모습을 CCTV로 몰래 촬영하면 기본권 침해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방문 교사나 가사·육아 도우미 등 가정 내 노동자들이 CCTV로 피해를 본 사례도 담겨있습니다.

해당 기사는 삽시간에 소셜네트워크(SNS)와 맘카페로 확산됐습니다. 많은 직장맘은 사전 고지 없이 가정 내 CCTV설치가 불법이라는 사실에 흥분하며 반대 의견을 쏟아냈습니다. 이들은 말 못하는 어린 자녀를 타인에게 맡기려면 최소한의 안전망으로 CCTV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사전고지와 동의를 얻으면 되지만 자칫 도우미의 불만을 사게 될 수 있고, 그럴 경우 아이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고지가 쉽지 않다고 피력합니다.

어린이집처럼 CCTV를 곳곳에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설치를 한다고 해도 사각지대가 많고 이를 적절히 악용하는 도우미도 적지 않습니다. 공개적으로 설치하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은 이 때문에 나온 거죠. 집 안에 아이와 도우미가 단둘이 있으면서 종일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알 수 없는 직장맘 입장에선 CCTV를 몰래 설치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차량 내 블랙박스나 사내 CCTV를 언급하며 가정 내 CCTV만 사전동의를 얻어야 하는 이유가 뭐냐며 따진 이들도 있었죠.

반대로 직장맘들의 이런 주장을 또 다른 형태의 ‘갑질’이라며 비난한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CCTV를 몰래 설치하고 노동자를 감시하는 건 고용주의 엄연한 ‘갑질’이라는 겁니다. 갑질하는 엄마를 보며 자란 아이들의 인성이 어떻겠냐는 비난도 이어졌죠. “그렇게 의심스러우면 본인이 직접 키워야 하는 것 아니냐” “엄마가 의심하는데 아이가 도우미를 믿고 따를 수 있겠냐” “몰래 설치하면 CCTV가 아니라 몰래카메라다” 등의 의견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국내 설치·운영 중인 CCTV가 300만대로 이중 250만대는 민간영역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공적인 영역 외에도 대형마트나 엘리베이터, 어린이집 등 안전을 위해 사회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반영한 규정이 없다보니 이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요. 아동을 대상으로 한 흉악범죄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내 아이를 지키려는 부모의 마음이 ‘갑질’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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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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