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테러방지법 통과, 국정원 SNS 시작?… “누구냐, 넌” 기사의 사진
국민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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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국가정보원(국정원) 트위터 계정이 타임라인을 들썩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공교롭게 테러방지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부터 중단했던 활동을 다시 시작해 더 많은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 계정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계정의 이름은 ‘국가정보원’(@NIS_Official_tw)입니다. 국정원 로고를 사진으로 사용했습니다. 프로필엔 “대한민국 안보를 튼튼히! 좌익사범, 간첩, 산업스파이 신고는 111. 국가정보원 공식 트위터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새누리당, 박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비서실, 일반 네티즌 1명 등 모두 5명을 팔로했습니다. 이 계정과 친구를 맺은 네티즌은 300명대에서 점차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청와대,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도 이 계정을 팔로했습니다.

첫 번째 트윗이 올라온 시점은 2014년 12월 13일입니다. 이 계정은 “국정원 사칭 SNS를 조심하십시오. 국정원은 오늘자로 개설한 트위터 계정밖에 없습니다. 페이스북, 구글 플러스를 운영하지 않습니다. 트위터도 이 계정뿐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국정원의 유일무이한 SNS라고 선언한 트윗을 5건 적고 1년 넘게 잠적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7일 돌연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적은 양의 삐라 발견 시 별도의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됩니다. 많은 양을 발견했을 경우 신고 전화보다 112 전화가 더 신속합니다”라는 안내문 형태의 트윗을 1건 작성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끌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지난 2일 오후 11시 46분 이 계정이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면서 벌어졌습니다. 이 계정은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한 네티즌의 의견을 옮기면서 국정원 관계자인 것처럼 해명조의 트윗을 적었습니다. 널리 알려진 정보를 조합한 수준의 트윗이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국정원의 입장이라고 믿었습니다. 리트윗과 팔로어가 순식간에 증가했습니다.

타임라인에선 진위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SNS에선 기관이나 유명인사를 사칭하거나 풍자하는 계정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테러방지법이 국회 본회의 통과한 전날 오후 10시 30분쯤으로부터 1시간여 지난 순간부터 트윗을 올린 이 계정을 놓고 많은 네티즌들은 “국정원이 본격적으로 SNS 활동을 재개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네티즌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국정원은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정보기관으로서 그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만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심리전단의 ‘댓글 사건’을 계기로 부정적인 여론이 많습니다. “트위터 사찰” “댓글 부대 복귀” “테러방지법 통과를 기다린 국정원”이라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문제의 계정은 국정원을 사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정원 대변인실 관계자는 3일 “국정원은 기관 명의의 SNS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사칭 계정은 풍자보다 인터넷상의 안보의식을 고취할 목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의도가 국정원을 오히려 곤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엉뚱하게 비난 여론을 조성했기 때문이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이나 테러방지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반 의견을 낼 수도 있습니다. 국정원을 사칭하거나 숨어서 말할 필요가 없죠. 모두 국민이 가진 권리입니다.

공무원을 사칭하면 경범죄처벌법 제3조 7호에 의거해 구류되거나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공무원을 사칭해 직권을 행사할 경우 형법 제118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사칭 계정은 만들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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