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름도, 주소도, 나이도 모른 채…무연고 사망 급증 ‘씁쓸’ 기사의 사진
사진=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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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시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에는 무연고사망자 공고가 2건 올라왔습니다. 하나는 서울시 중구에서 공지 요청을 해 띄운 것으로 30대 남성의 사망소식이 담겨 있습니다.

공지에는 남성의 생전 주소지나 가족 관계 등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지 않습니다. 반면 사망에 관한 정보는 명확히 기재돼 있죠. 이 남성은 지난달 16일 서울특별시 어린이병원에서 심폐정지로 숨을 거둔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김해시의 요청으로 전해진 비봅니다. 이 남성의 경우 거주지는커녕 생년월일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생전기록이 전무합니다. 마찬가지로 사망에 대한 정보는 빠짐없이 기록돼 있습니다. 기록엔 남성이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지난달 20일 김해시의 한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신원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이른바 ‘행려사망자’입니다.

이처럼 서울시 홈페이지에는 최근 무연고사망자에 대한 공고가 자주 올라옵니다. 가족이나 지인 없이 홀로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우리 주변에서 흔한 일상임을 반증하는 셈이죠. 해당 지자체는 ‘장사에 관한 법률’ 제12조의 무연고 시신 등의 처리 규정에 따라 장례를 치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연고자는 배우자나 자녀, 부모, 직계비속, 형제 등입니다. 사망 전 치료나 보호하던 행정기관, 치료보호기관의 장도 연고자 범위에 포함됩니다.

아무런 연고 없는 신원미상의 사람이 사망할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가족이나 지인을 찾기 위해 홈페이지에 한 달 간 사망공지를 띄웁니다. 동시에 지자체에선 지정한 대행업체에 의뢰해 사망자에 대한 장례절차를 밟게 되죠. 서울시의 경우 시신을 시립승화원에서 화장하고 유골을 10년간 보관하도록 돼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은 이 공고가 형식적으로 띄우는 것일 뿐 연고자가 찾아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입을 모읍니다. 물론 유골을 찾는 경우도 없죠. 어렵사리 가족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 남남처럼 생활해왔던 이들이 시신 인수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지자체가 시신을 수습해 장례 없이 화장터에서 ‘직장’을 치르게 됩니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되며 시신 1구당 50~70만원 가량이 소요됩니다. 노인돌봄기본서비스 대상 중 무연고 독거노인은 40만원이 지원되기도 하죠.

이런 과정을 거쳐 처리되는 시신이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한겨울에 가장 많습니다. 게시판에는 하루 1~2건의 공지가 뜨는 게 다반사죠. 주로 역사를 끼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많습니다. 중구나 종로구, 영등포구 등이 이런 지역에 해당됩니다. 지방도 마찬가집니다. 역사 주변엔 노숙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서울역이 포함된 중구는 1년간 약 50명의 무연고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인원은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죠. 서울시가 집계한 무연고사망자도 2014년 301건에서 지난해 338건으로 1년 사이 37명이 늘었습니다. 37명이면 초등학교 한 반에 이르는 인원입니다. 결코 적은 인원이 아닙니다. 이들은 그 누구와도 인사를 하지 않은 채 쓸쓸히 생을 마감합니다. 생전 기록 대신 사망기록만 남긴 채 말입니다. 이들도 사랑했던 가족과 따뜻했던 시간이 있으련만 그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는 현실이 가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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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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