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이혼을 하려면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필히 받아야 한다”

가정의 달 5월에 이런 제도가 시행됩니다. 이 제도는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서울가정법원이 마련한 건데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곳곳에선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친절한 쿡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오는 5월부터 협의 이혼뿐 아니라 재판(소송) 이혼을 앞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추진한다고 합니다. 교육을 받지 않으면 법원에서 이혼 진행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사진=뉴시스

예방교육은 구타와 폭언, 방임 등 정서적 폭력도 아동학대라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학대를 저지르면 친권이나 양육권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형사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는 끔찍했던 신원영군의 아동학대 사건이 계기가 된 건데요. 학대받는 아동 10명 중 4명이 한 부모 가정 또는 재혼 가정 자녀라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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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이혼사유에 부부폭력이 포함되면 자녀의 학대여부를 추가로 파악해 이혼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요. 이 제도가 시행되면 폭력을 행사한 배우자에게 친권과 양육권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법원이 조사를 벌여 결과를 뒤집을 수 있게 됩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이 같은 내용의 아동학대 예방교육 지침서를 만들어 보급하고 성과가 좋으면 전국 모든 법원이 올 하반기부터 제도를 도입하도록 권고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런 내용의 기사 아래엔 반나절 만에 1000건에 육박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대부분은 탁상행정이라는 비난과 함께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었는데요. 그 이유는 협의이혼을 하더라도 자녀 양육 및 재산분할 문제로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겁니다. 교육을 받았더라도 예방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거죠.

실효성 논란과 함께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습니다. 예비부모들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됐는데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부나 출산을 앞둔 예비부모들을 대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임신부에게 출산 지원금을 지급하는 ‘고은맘 카드’ 발급할 때 교육 이수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었죠.

재혼 가정에 대한 예방교육을 의무화하라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원영이 사건에서 봤듯이 직접적인 가해자가 계모‧계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새로운 배우자들의 예방교육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 외에도 아동학대에 관한 처벌을 강화하거나 양육비 미지급 시 이혼을 무효화하면 자연스럽게 아동학대가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사법부까지 나서서 대책을 내놨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 이들도 있었는데요. 이들은 탁상행정이든 뭐든 법원이 제도까지 만들어 추진할 정도면 그만큼 아동학대가 우리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고 걱정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학대하는 문제로 대책을 내놔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짐승도 제 새끼만큼은 끔찍하다는 데 왜 자꾸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건지 슬프기도 합니다. 이혼 여부를 떠나 부모는 자식을 바르게 키우고 그 자식은 부모를 제대로 봉양하는 당연한 일을 법이나 제도로 강제해야 하는 상황이 아쉽습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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