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레스터시티 돌풍은 ‘왕의 축복’ 때문?

리처드3세 유골 재매장 뒤부터 연승가도... 역사상 첫 리그 우승 가능성

AP/뉴시스

5000분의 1의 확률을 뚫고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질주 중인 레스터시티(이하 레스터)의 뒷이야기가 알려져 화제다. 530년 전 죽은 왕의 ‘축복’ 때문이라는 사연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레스터의 질주가 시작된 건 1485년 보스워스전투에서 전사한 리처드3세의 유골을 발굴 뒤 다시 묻어주면서부터였다.
리처드 3세의 초상 (출처: 위키피디아)

2012년 주차장 땅속에서 유골이 발견된 뒤 레스터 시는 신원확인 과정을 거쳐 프리시즌에 해당하는 지난해 3월 유골을 재매장했다. 당시 매장식에는 리처드 왕의 먼 후손으로 알려진 영화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도 자리해 추모시를 낭독했다.

이때까지 레스터는 EPL에서 명백한 약체로 분류됐다. 승격 첫 시즌인 지난 2014/2015 시즌 초반 레스터는 명문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잡는 등 ‘도깨비군단’ 노릇도 했으나 결국 1부 리그 강등권 근처인 1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도박업체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레스터의 우승확률을 5000분의 1로 계산했다.

이번 시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놀라웠다. 시즌 초반 17경기 동안 레스터는 단 1패만을 기록하며 ‘질풍가도’를 내달렸다. 도박사들은 종종 있는 약체팀의 시즌 초반 ‘깜짝 활약’으로 분석했다. 시즌이 진행되면 자연스레 제자리를 찾아 순위표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었다.

전문가들을 비웃듯 레스터의 마법은 계속되고 있다. 리그 전체 38라운드 중 31경기를 진행한 현재까지도 단 3패만을 기록한 채 선두다. 지난 시즌 챔피언 첼시와 강호 아스널, 맨체스터시티, 토트넘 홋스퍼를 모두 발아래 뒀다.

리처드 3세의 매장식 이후부터 계산하면 레스터 시티는 총 40경기에서 26번 승리를 거둬 65%라는 엄청난 승률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팀 역사상 처음으로 1부 리그 우승컵을 들 기세다.

레스터의 서포터 모임 회장인 이안 베이슨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우연치고는 대단하다”면서 “좀 소름끼친다”고 말했다. 페터 소울스비 시장도 “이성적으로는 당연히 믿지 않지만, 어쩌면 우연만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공교롭게도 레스터 홈 구장의 이름은 ‘킹 파워(King Power·왕의 힘) 스타디움’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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