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차 공개 청문회가 열리면서 온라인에선 세월호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포털사이트 뉴스 페이지에는 세월호에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도 관계 소식들이 잇따라 게시됐죠. 2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그 열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애도와 추모 물결이 잇따랐던 2년 전과는 달리 지금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일각에선 세월호 혐오증이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부각됐다는 지적까지 나왔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친절한 쿡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처음 사건이 발생했던 2014년 4월16일.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비통함에 빠졌습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을 포함해 476명의 승객을 태운 배가 침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이었죠. 구조인원이 172명에 불과하다는 소식은 국민들을 상실감에 빠지게 했습니다.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속보를 보면서 대중들은 분노에 이르렀고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습니다. 촛불을 켜고 묵언의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엉뚱한 교신으로 골든타임이 지연됐으며 그 사이 선장과 선원들은 배를 버리고 탈출했다는 기막힌 상황에 화가 났습니다. 선내에 있던 아이들은 ‘가만있으라’는 안내방송만 믿고 몸을 웅크린 채 구조를 기다렸지만 결국 차가운 물속을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가 해경과 정부의 미흡했던 초동대처 때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의 화살은 정부로 쏟아졌죠.


정치권에선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살인자’ 발언과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재난컨트롤타워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죠.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라면사건, 안전행정부 공무원의 기념촬영 사건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구급차로 출퇴근한 보건복지부 공무원과 해군의 거짓방송도 비난의 대상이 됐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이용해 민심을 얻으려는 사건이 불거지면서 확고했던 비난의 대상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SNS를 통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는 식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된데다 실종자 가족대표를 맡았던 송정근씨가 안산 지역구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지방선거에 나가려다 거짓말이 들통 나면서 세월호와 정치권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여론이 생겼죠.


결정적인 사건은 또 있었습니다. 지난해 9월17일 대리기사를 폭행한 사건인데요.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과 가족대책위 유가족 5명이 함께 있다가 대리기사와 행인 2명이 시비가 붙어 폭력사건에 휘말렸습니다. 김현 의원은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죠.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국회의원과 유가족들이 폭행시비에 휘말렸다는 것 자체만으로 시선이 곱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세월호 희생자들의 보상 문제와 기억교실 존치 논란, 재학생 학부모와 희생자 유가족 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대중들이 피로감을 호소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온라인 곳곳에선 “그만했으면 좋겠다” “유가족들의 요구가 지나치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일각에선 정치 혐오증이 세월호 혐오증으로까지 번졌다는 의견도 나왔죠.

이에 대해 이영선 건양대학교 심리상담치료학과 교수는 “여론이 악화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하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슬프고 가슴 아픈 대형 참사로 국민적 정서가 몰입됐던 사건이어서 기억하는 것조차 힘든 일”이라며 “게다 정치적 상황과 맞물린 데다 처벌이나 희생자 보상 문제 등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중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고 기억 하겠습니다” 노란 리본을 달고 맹세했던 2년 전의 가슴 아픈 사건. 다시 생각해도 뭉클해지는 그 순간을 우리는 이제 그만하라고 합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죠. 전문가들이 말했듯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고 비참했던 사건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 무뎌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2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때와 지금이 똑같을까봐 겁이 나는 건 아닐까요?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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