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캡처

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31일 시작됐습니다. 총선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후보들은 표심 잡기는 더욱 분주해졌죠. 인터넷에서도 이색 공약과 재치있는 포스터로 네티즌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후보들의 모습을 쉽게 포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 흙수저라고 소개했죠. 서민들한테 친근하게 다가가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의 상황을 노출했지만 네티즌들은 되레 그들을 비난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는 ‘편의점 알바가 절대 뽑으면 안 되는 사람 1순위’라는 제목의 총선 홍보 포스터가 올라왔습니다. 포스터의 주인공은 민중연합당의 김현래 후보입니다. 그는 자신의 출마지역과 소속을 경기 평택을 흙수저당이라고 소개했죠.

홍보물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복장을 한 김 후보가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습니다. “유통기한 지난 편의점 음식을 먹는 편의점 알바들의 근무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라는 나름의 당찬 포부도 적혀 있죠.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이나 공약은 명시돼 있지 않습니다. 그저 후원계좌와 방법만 고지했을 뿐입니다. 

이 포스터를 올린 네티즌은 “편의점 알바(아르바이트생) 1순위 꿀장점을 없애겠다니… 유통기한 지날 때까지 팔리지 말라고 기도 중인데…”라고 비난했죠. 이 게시물은 삽시간에 5만건에 육박하는 조회수와 12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여러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흙수저라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가장 큰 장점을 모른다고 비난했습니다. “말뿐인 흙수저” “흙수저라고 해 놓고 알바 한번 안 해본 걸 인증한 셈이네” “편의점 알바들에게 유통기한 지난 제품은 일용한 양식임을 모르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죠.


비슷한 후보를 떠올린 네티즌도 많았습니다. 9000만원의 개인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자신을 ‘흙수저 취준생’이라고 소개한 같은 당의 윤미현 후보가 그 당사자입니다. 그녀는 선거 홍보물에 “2년째 이력서만 내고 있는 동대문구을 선거구에 흙수저 취준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후원금을 요청했죠. 네티즌들은 “어딜 봐서 흙수저냐” “흙수저 코스프레, 양심도 없다”며 발끈했습니다.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공약으로 표심을 잡는 건 어찌보면 선거의 가장 기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중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공감의 아이콘으로 표를 얻으려던 계획이 밉상으로 찍혀 되레 표를 빼앗기게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특히 청년들의 절박한 심정과 절망스런 현실을 빗댄 '흙수저' 같은 단어를 쓸 때는 더 욱 그렇죠.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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