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늘의 유머 캡처

‘투표 수당’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유권자인 직원이 투표에 참여할 경우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는 건 쉽게 유추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과연 그런 기업이 있을까” “외국기업은 아닐까”라는 의견이 많죠. 국내에도 이런 기업이 있긴 합니다. 물론 많은 건 아니죠. 언론을 통해 알려진 기업은 충북 충주에 있는 전력 기자재 전문업체인 ㈜보성파워텍이라는 업체입니다.

이 기업은 13년째 투표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회사의 임도수(79) 회장은 투표 참여를 이끌어낼 방법을 고민하던 중 사내 아이디어를 공모해 이 같은 방법을 도입하게 됐다고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선거 당일 투표 확인증만 제출하면 급여계좌로 수당이 입금되는 겁니다. 직원은 1만원, 가족은 5000원이죠.

금액은 크지 않지만 임직원의 투표 참여율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83.7%, 18대 대통령선거 때는 88.4%, 2014년 6․4 지방선거는 78%를 기록하고 있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러워했습니다. 그러면서 “역시 취직을 잘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죠.

그런데 최근 정규 직원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에게 투표 수당을 지급한다는 공지가 인터넷에 올라와 네티즌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장도 아닌 부사장이 사비를 털어 준다고 합니다.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는 ‘투표하면 수당 주는 기업 있길래 나도 한번 고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게시물엔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를 캡처한 이미지가 담겼는데요. 메시지는 62명의 직원에게 부사장이 띄운 공지입니다.

공지는 “올해 첫 투표권을 행사하는 94년생, 95년생, 96년생, 97년생 스텝 대상으로 오는 4․13 총선 때 투표에 참여하는 스텝들을 부사장 개인의 사비로 ‘투표 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투표소 건물 앞에서 사진을 남기는 방법으로 인증하며 기호를 암시하는 V사인은 금지한다”고 적혀 있죠. “선거 당일 사전 투표나 당일 투표 후 출근하는 스텝들은 추가 수당을 지급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부점장은 투표인원이나 당일 출근 인원 파악해 달라”는 당부도 있었습니다.

공지 아래 금액을 메모한 이미지도 있었는데요. 이미지에 따르면 사전투표의 경우 투표수당 1만원, 출근 수당 2만원 총 3만원이 지급됩니다. 당일투표의 경우 투표수당 2만원, 출근 수당 1만원으로 마찬가지로 총 3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아래에는 “사전 투표하는 친구들에게도, 직접 투표하는 친구들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고 싶다. 내가 20대 때 바쁘다는 핑계로 투표를 못했는데 반성하면서…”라는 글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정황상 게시물은 공지를 띄운 당사자가 직접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에 ‘가게 단체톡’이라고 적혀 있는 점을 미뤄 프렌차이즈 직원들에게 보낸 공지로 추정됩니다. 당사자는 댓글을 통해 환호하는 직원들의 반응과 대상자가 14명이라는 내용을 추가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순식간에 5000건이 넘는 조회수와 수 십 건의 댓글이 달리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어느 가게냐” “나도 아르바이트 하고 싶다” “투표 합시다”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일각에선 “사회 초년생만 해당되는 건 역차별이다” “인증 사진 말고 투표 확인증으로 대체해라” 등의 의견도 있었죠.

본인이 스스로 올린 게시물인 만큼 이 내용은 어쩌면 자작극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지 않는 계기가 될 순 있습니다. 네거티브 선거운동, 정치 혐오, 무관심 등으로 청년들의 투표율이 저조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의 메시지로 읽힙니다. 이처럼 부동층의 마음을 흔드는 자체 캠페인이 확산된다면 오는 총선의 투표율은 기대해 볼만 하지 않을까요?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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