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8 시즌1 종료
어제를 끝으로 윤영이의 항암 12주차 치료가 종료됐다. ‘관해(5주)-공고(12주)-고용량(14~16주)-중간유지(18~24주)-강화(32주)’ 스케줄로 이뤄진 32주간의 집중치료 기간 중 공고까지 진행이 됐으니 3분의 1이 지난 셈이다. 5월11일 골수검사하기까지 2주 동안 휴가도 받았다.

지난 3개월 동안 인영이는 많이 컸다. 엄마, 아빠, 하부 정도의 단어만 말했었는데, 지금은 ‘엄마 여기 앉아, 뽀로로는 여기’ 같은 문장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병원 안가”라는 말과 ‘마아트’에 가서 장난감을 사는 것과의 상관관계도 알아버린 듯 하다. 기저귀를 차고 있지 않으면 애기라고 부르기엔 몸집도 좀 커진 듯 하다.
나머지 세 식구의 생활도 큰 변화가 있었다. 아내는 휴직을 했고, 윤영이는 인영이 병원치료기간 동안 이 집 저 집 떠돌아다니는 생활에 익숙해졌다. 나 역시 오늘 세기농(세종기자농구단) 감독직을 TV조선 송병철 기자에게 물려주면서 감투 아닌 감투들을 모두 벗어던졌다. 세 식구 모두 인영이의 쾌유를 위해 똘똘 뭉쳐 살았던 3개월이었다.
 

이제는 나도 출근해 시리즈 기획 기사를 고민할 여유도 생겼고, 아내도 인영이를 위해서라도 운동을 시작할 생각을 하고 있다. 어린이날 연휴에 여행계획을 짜는 다른 보통 가족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그렇게 좋아했던 수영장과 키즈카페를 유투브로만 보고 있는 인영이를 보면 가끔 울컥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감사하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고, 무엇보다 인영이가 건강히 치료를 잘 소화하고 있는 것 외에 더 바라는 것은 욕심일 것이다.

오늘도 인영이가 37도 후반의 열이 떨어지지 않아 혹시 몰라 응급실 갈 가방도 싸야 하는 긴장의 연속이지만, 우리 가족은 그래도 감히 행복하다 말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이제 건강한 인영이를 되찾기 위한 우리 가족의 파란만장 드라마 시즌 1이 끝난 듯싶다. 이 드라마는 시즌을 바꿔가며 계속 이어지고 언젠간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그때까지 인영이를 안고 힘차게 걸어갈 것이다. 나는 아빠다.

 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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