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역설… 비염·아토피 환자 가장 많은 곳 1위 기사의 사진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알레르기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제주도로 조사됐다.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춘 지역이라 환경 관련 질환이 덜하다는 통념과 정반대 결과다. 전문가들은 원인물질의 존재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제주도의 인구 10만명당 알레르기 비염 진료인원이 1만4374명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고 5일 밝혔다. 세종이 1만4218명으로 2위였고 울산(1만4192명), 대전(1만3850명) 순이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가장 적은 곳은 강원도로 1만1066명이었다. 서울은 1만1735명으로 17개 시·도 중 13위였다.

아토피 피부염도 인구 10만명당 환자가 제주도에서 23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전(2268명), 경기도(2108명), 인천(2103명) 순이었다. 서울은 1953명으로 6위를 차지했다. 부산(1324명)과 경남(1448명)에서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가장 적었다.

왜 ‘청정 제주’에서 알레르기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걸까. 비슷한 연구결과는 지난해 10월에도 나왔었다. 삼성서울병원과 인제대서울병원 등 7개 기관은 공동연구를 통해 제주도(초등학생)에서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원인 물질이 동반된 알레르기 비염도 제주도(초등학생)에서 유병률이 제일 높았다.

전문가들은 제주도에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감귤나무의 잎에 기생하는 진드기, ‘응애’가 이런 원인물질의 하나로 지목된다. 1999년 ‘응애’가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이라는 역학조사 결과도 있었다. 제주도에 많은 일본 삼나무의 꽃가루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여기에다 자녀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위해 제주로 이사하는 사람이 늘면서 진료인원이 덩달아 늘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의 알레르기 질환 전문가는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은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미세먼지 등 다양하다”면서 “매우 구체적인 역학조사를 해야 제주에 환자가 많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전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634만1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12세 이하가 30.0%를 차지했다. 아토피 피부염도 12세 이하가 45만4000명으로 전체(93만3000명)의 48.6%였다. 전문가들은 “12세 이하 연령대는 여러 외부 변화에 적응하는 시기여서 알레르기 질환이 많을 수 있다”면서 “원인물질을 파악해 이를 회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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