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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 65년만에 극적 화해...한국교회 화해 단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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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이 2일 일본 신사참배와 관련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교단에 사과하고 고신교단은 이를 받아들여 대한예수교장로회 분열 65년 만에 두 교단이 극적 화해했다(사진).

한국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를 처음으로 분리한 이들 교단의 화해는 150개로 분리된 대한예수교장로회(이하 예장) 교단의 화해의 문을 여는 단초로 받아들이고 있다.

채영남 예장통합 총회장은 지난 2일 경남 창원 창신대에서 열린 ‘제10회 호·영남 한마음대회’에서 선배들의 신사참배한 죄를 회개하고 신사참배를 반대한 고신교단(당시 예장 경남법통노회)에 용서를 구했다.

이인덕 예장고신 경남(법통)노회장은 이 자리에서 채 총회장을 향해 “감사합니다”며 울음을 터뜨렸고, 장내는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가 이어졌다.

윤희구 예장고신 증경 총회장도 “신사참배를 반대 했다는 이유로 우리 총회가 다른 교단을 비판하고 정죄했던 죄를 사과한다”며 울먹였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오히려 사과하는 아름다운 모습에 장내는 또 한 차례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단상에는 채영남 예장통합 총회장과 신상현 예장 고신총회장을 대신해 온 윤희구 예장고신 증경 총회장, 이인덕 예장고신 경남(법통)노회장, 구영찬 예장 재건 총회장, 이종승 예장대신 부총회장, 감리교 삼남연 총감독, 8개 광역시·도 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 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들이 나와 서로 끌어안고 화해했다.

채 총회장은 예장통합 100회 총회의 주제인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를 상징하는 스톨(스카프)을 이들의 목에 하나씩 걸어줬고, 이들은 다시 한번 부둥켜안고 서로 용서를 구했다.

참석자들은 합심기도에서 두 손을 높이 들고 “선배들의 신사참배 죄를 회개 합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 앞에 지은 죄를 회개합니다. 용서하여 주소서”라며 울부짖으며 간구했다.

참석자들은 “오늘 두 교단간의 화해가 한국교회의 화해를 넘어 세대간 화해, 정치권 화해, 동서 화해, 남북 화해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회의 첫 교단 분리로 기록된 통합교단과 고신교단의 분리는 일본 신사참배를 반대해온 대한예수교장로회 경남노회 344곳 중 58곳(15%)의 교회가 1951년 5월 25일(한국전쟁 중) 부산중앙교회에서 열린 제36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 경남노회 총대(총대표)로 참석하면서 시작됐다. 이 바람에 286곳의 총대들의 총회참석은 회의장의 문이 닫혀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총회 참석하지 못한 교회들을 중심으로 예장고신 교단이 탄생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는 현재까지 150개로 분리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의 신사참배 결의는 일제강점기인 1938년 9월 9일부터 16일까지 평양 서문교회에서 열린 제27회 총회에서 이뤄졌다.

채영남 예장통합 총회장은 이날 ‘하나님의 간절한 부탁’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한국교회는 일제 치하에서 역사를 이끌어 가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민족을 이끌어가며 세계유래 없는 부흥운동을 일으켰지만, 일제의 탄압에 견디지 못하고 신사참배를 결의하여 조선장로교를 일본 천황에게 바치고 말았던 어두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채 총회장은 “창원시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경남노회는 신사참배반대 운동을 통해 한국교회의 본분을 지켜준 자랑스런 노회였다”며 “그런데 오히려 잘못한 사람들이 옳은 길을 가는 이들을 탄압하고 불명예를 안기는 일들이 일어났던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설교를 이어갔다.

그는 “예장통합총회는 제100회 총회를 맞아 특별사면위원회를 통해 78년 만에 경남노회에서 불명예를 안게 된 지도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화해하는 일을 해 오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신사참배 거부로 순교한 주기철 목사님의 그 순교의 힘이 어디서 온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기철 목사님은 평양 산정현교회로 옮기시기 전에 마산 문창교회에서 시무하셨고, 이곳 경남노회와 문창교회에서 신사참배의 부당함을 확신한 주기철 목사님은 그 힘으로 순교하시고 우리 장로교회의 자존심을 지키실 수 있었으며, 끝까지 경남노회가 그 순교의 길을 함께 했던 것”이라며 “창원시와 영남지역은 이렇게 일찍부터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교회를 지켜온 의로운 곳”이라고 평가했다.





창원=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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