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우칸촌 주민들이 19일 오성홍기와 플래카드를 들고 '토지 반환'과 체포된 린쭈롄 서기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명보

[맹경환 특파원의 차이나스토리] 중국에서 민주주의 상징과도 같었던 우칸촌이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바닷가 마을인 광둥성 루펑현 우칸촌에는 2011년 9월부터 3개월여 동안 격렬한 시위가 있었습니다. 마을 집단소유 토지가 홍콩 토지개발업자에게 헐값으로 넘어가 강제수용되자 주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입니다. 전 세계 언론의 주목 속에 결국 비리 관리들은 쫓겨나고 이듬해 3월 주민들은 직접선거로 촌민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시위를 주도했던 린쭈롄은 촌민위원회 주임으로 당선됐고 당 지부서기로 임명됐습니다.

 비리 인사는 처벌됐지만 주민 요구의 핵심인 토지반환 문제는 여전히 흐지부지 상태입니다. 주민들은 다시 한번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하고 19일 촌민대회를 열어 ‘상팡'(上訪·하급기관 민원처리에 불복해 상급기관에 직접 민원을 내는 행위)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린 서기가 지난 17일 밤 뇌물수수 혐의로 잡혀가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7일 밤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된 린쭈렌 루칸현 당지부 서기. 명보

 촌민대회 개최도 불투명해졌습니다. 당국은 무장경찰과 특수경찰을 대거 현장에 배치하며 주민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3000명 이상이 모여 ‘린 서기를 석방하라’ ‘토지를 반환하라’는 구호를 외쳤고, 21일 대규모 집단 상팡까지 결정했습니다. 우칸촌의 등록 인구는 1만6000명이지만 상주인구는 6000여명에 불과합니다. 절반이 시위에 참여한 것입니다.

 다행히 충돌은 없었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시위현장을 지켜보며 카메라에 담기만 했습니다. 중국인들은 당과 국가의 말을 잘 듣습니다. 하지만 돈이나 생존권과 관련된 것이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중국 정부가 우칸촌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이유입니다. 마을 대표를 직접 선거로 뽑았지만 ‘권한은 없는’ 중국식 민주주의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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