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력 재조명받는 '거당팔' 정진석 기사의 사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정치력이 재평가받고 있다. 원 구성 협상, 복당 논의 등 중대국면마다 소기의 성과를 얻어내자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것이다. 취임 초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사이의 오락가락 행보 때문에 ‘낀박’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거당팔’이란 별명도 얻었다. 황우여 전 대표의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8단)’ 별칭을 차용한 것으로, 언행이 거칠어도 난제를 특유의 뚝심으로 잘 풀어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정 원내대표는 경선에서 자신을 지원한 친박계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취임 초부터 비박계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앉히는 파격을 감행했다. 친박계의 무력시위에 결국 구상은 좌절됐지만, 정 원내대표는 곧바로 양 계파 수장인 김무성·최경환 의원과의 3자 회동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원 구성 협상에서도 국회의장직 ‘샅바싸움’으로 야당 시선을 분산하는 전략을 통해 법사위, 정무위, 미방위 등 목표했던 알짜 상임위를 챙겨오는 수확을 거둬냈다.

특히 비대위원들과 함께 ‘계파 갈등의 뇌관’이었던 유승민 의원 복당 문제를 예상보다 빨리 매듭지으며 당 내홍 봉합의 단초를 마련하자 정치권에선 그의 정무판단에 대한 후한 평가가 이어졌다. 또 이 과정에서 “모욕을 느낀다”며 칩거에 들어간 김희옥 비대위원장을 찾아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이른바 ‘폴더 사과’로 당무 복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의 핵심 측근으론 김연광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여의도연구원 김장수 위원이 꼽힌다. 이명박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왔던 이들은 ‘중위 평준화’ 메시지를 담은 정 원내대표의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문 작성에도 참여했다.

정 원내대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진지를 재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22일 “국민들의 관심은 정치가 아닌 양극화 등 경제 문제”라며 “당이 논쟁을 통해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해 차기 대권주자가 이어받을 수 있게끔 토대를 마련하는데 정 원내대표가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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