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인 여성이 수박을 두드리며 수박의 소리를 듣고 있다. 웨이보

[맹경환 특파원의 차이나스토리] 익었는지 확인하려고 수박을 두드리는 사람은 한국인만은 아닌가 봅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수박 두드리기’가 논란입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중국인이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이탈리아 슈퍼마켓 수박 판매대에 설치된 경고 문구입니다. “두드리지 마세요. 수박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중국인이 웨이보에 올린 사진. 이탈리아 슈퍼마켓 수박 판매대에 설치된 경고 문구로 ‘두드리지 마세요. 수박은 대답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웨이보

 중국 언론이 사진을 보도한 뒤 인터넷에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많은 네티즌은 자신이 수박을 두드리며 귀를 기울이는 사진과 함께 유머러스한 글을 올렸습니다. 한 네티즌은 “먹기 전에 두드리는 것은 수박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 아닌가요”라며 “‘익었나요? 준비됐나요?’라고 먼저 물어봐야죠”라고 말합니다. 다른 네티즌은 “우리는 수천년 동안 수박과 소통했다”면서 “두드리기만 해도 수박의 일생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수박 두드리는 건 중국인만 하는 게 아니라는 항변도 있습니다. 차이나데일리는 구글에서 검색을하면 잘 익은 수박을 찾아내는 방법으로 ‘두드려 소리를 들으라’는 안내가 많다고 전합니다. “스마트폰을 수박에 대고 소리를 분석하는 앱도 등장했다”면서 “수박 두드리기는 과학”이라고 강조합니다.

 이탈리아 슈퍼마켓 주인이 중국인에게만 수박을 두드리지 말라고 한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언론은 중국인이 대상이라고 굳게 믿고, 많은 사람도 그렇게 생각한 듯합니다. 스스로를 ‘어글리 차이니즈’라고 생각하는 자격지심(自激之心)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청두의 한 언론사 웨이보 글에는 “중국인을 향한 것이라면 왜 중국어로 쓰지 않았겠느냐”며 언론을 비판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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