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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해지고 싶은 무명의 욕망” 국제갤러리 ‘유명한 무명’ 展

김영나_SET v.2_2016



6월 28일부터 7월 31일까지 김성원 초빙큐레이터 기획전
7명의 젊은작가 참여, 유명작가 전시 열던 국제갤러리 맞아?

유명과 무명의 차이는 무엇인가. 단어적으로 풀이하자면 유명은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경우이고 무명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다. 누구나 무명시절은 있게 마련이고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1, 2관(K1, K2)에서 6월 28일부터 7월 31일까지 열리는 ‘유명한 무명’ 전은 유명과 무명의 관점에서 전시를 기획했다.
김성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가 초빙큐레이터로 김영나, 김희천, 남화연, 베리띵즈, 오민, 이윤이, EH 등 작가가 참여했다.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진 유명한 작가도 있고 아직 무명작가도 있다. 꼭 유명하다거나 무명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작업이 대중에 어떤 계기로 노출의 정도가 차이 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김희천_Savior_2016

김성원 초빙큐레이터는 “우리 시대는 유명과 무명으로 구분된다. 알려지기 위해 초고속 질주를 멈추지 않는다. ‘유명한 무명’ 전은 오늘날 젊은 작가들에게 진정한 유명을 위해 ‘무명’과 ‘사라짐’의 전략을 제안해 본다”고 설명했다. 유명과 무명은 작가의 이름뿐만 아니라 작업이 관람객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가, 낯설게 느껴지느냐”로 구분된다고 하겠다.
국제갤러리는 2013년 ‘기울어진 각운들’ 이후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장려하고자 초빙큐레이터의 기획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해왔다. 그 일환으로 올해에는 김성원 큐레이터 기획으로 실험적인 태도와 장르를 넘나드는 상상력으로 무장한 동시대미술의 촉망 받는 작가들 7명의 신작 및 대표 작품을 소개한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디자인과 미술을 넘나들며 전방위 활동을 하고 있는 김영나 작가는 2013년 미술가가 운영하는 공간인 ‘커먼센터’ 창립멤버로 활동한 바 있다. 이번 그룹전에는 2006년부터의 작업을 하나로 엮어 2015년 뉴욕 개인전에서 선보인 ‘SET’의 연작 ‘SET v.4’을 K1와 K2 1층 공간에 설치했다.
남화연_욕망의 식물_2014-2015

전공인 건축을 접고 자신의 경험과 시각적 도구만으로 도시를 섭렵하는 김희천 작가는 독특한 시선으로 현실을 풀어낸 작업들을 선보인다. ‘/Savior’은 2015년 6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작가가 매일 직접 촬영하여 인스타그램에 올려놓은 1600개의 동영상들을 스크린세이버로 만든 작업이다. 작품 사이에 불쑥 “/(슬래시)”를 치고 들어온다.
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본전시에 비디오 작업으로 참여한 남화연 작가는 대학 졸업 이후 한 번도 선보인 적 없는 조각 작업을 출품했다. 작년 5월 후쿠시마 인근 지역에서 발견된 기형의 데이지 사진이 화제가 된 사건과 식물이 자연적으로 기형화되는 ‘대화현상(fasciastion)’이라는 개념에 착안한 작업이다.
베리띵즈_VERYKIPEDIA, Very New Nature_2016

어번네이처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시대적 트렌드에 대한 비평을 서슴지 않는 크리에이터스 그룹 베리띵즈는 ‘모던 유토피아 리빙’ 컨셉을 기본 철학으로 삼았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자연’과 ‘음식’을 흥미로운 시점으로 실험하며 발전시킨다. 2013년 온라인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자연 문화’와 ‘식물을 둘러싼 이야기’를 풀어낸다.
디자인과 음악을 백그라운드로 독특한 시각예술을 제안하는 오민 작가는 라프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2번 1악장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관한 신작 ‘ABA Video Score’와 ‘ABA Diagram’을 선보인다. ABA는 ‘소나타 형식’를 의미하며 ‘ABA’ 작업 구조의 기본 골격이 된다. 기하학적 도형으로 전환된 청각정보들을 다루는 작품이다.
문학을 전공했지만 이미지의 매력에 빠져 시각예술가의 길을 택한 이윤이 작가는 자신의 사/공적인 기억과 이야기들을 작업의 모티브로 삼는다. 16㎜ 흑백유성필름으로 촬영한 ‘한편…자식!’은 1920년대 슬랩스틱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인 버스터 키튼의 얼굴이 프린트된 가면을 쓰고 미국 무성영화 시대의 감수성과 정서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전시장 내부 작품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건축사진가 EH(김경태)는 라인, 면, 조명만으로 모든 입체구조물을 평면화했다. 서울 외곽에 위치한 모텔 건물의 선을 장식하는 조명을 포착한 시리즈 작업 ‘Model Line’에서 모텔은 ‘도면화된 이미지’처럼 보인다. 수돗물을 끓이고 남은 침전물, 마치 낮에 찍은 것 같은 건물 야경 이미지 작업을 선보인다.
아트선재센터,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아뜰리에 에르메스, 문화역서울284 등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인 김성원 초빙큐레이터는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출현과 소멸, 등장과 은둔, 유명과 무명의 가치는 어떤 것일까, 유명해지지 못하면 사라지고 마는 강박에 가까운 현실과 유명을 향해 질주하는 세태를 반추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02-735-8449).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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