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학생임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걸 티 나게 드러내면 꼴불견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최근 서울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데이트 신청 사례와 같이 말이다.

지난 1일 서울대 대나무숲에는 자신을 서울대 학생이라고 밝힌 이가 경험한 사연이 올라왔다. 한 남성이 서울대 학생증을 보여주며 데이트 신청을 했고, 이를 거절했다는 이야기다. 글쓴이가 '왜 창피함을 제 몫이냐'며 올린 데이트 신청 사연은 아래와 같다.


대숲.... 방금 무슨 시트콤 같은 일이 있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학해서 본가에 내려왔는데 하도 잉여같아서 책이나 빌려볼까 집 근처 도서관에 왔어요. 고민하다가 두 세권 빌려서 나오는데 어떤 분이 "저기요!" 하고 불러세우는거에요. 처음에는 저 부르는줄 모르고 그냥 갔는데, 그 남자분이 옆에 와서 "저기 ㅎㅎ..." 이러면서 뭘 내미시더라고요. 보니까 S-CARD였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본인 이상한 사람 아니고 서울대생인데(?????) 아까 열람실에서 봤는데 너무 예쁘셔서 따라왔다고, 연락하고 지내면 안되냐고 하셨어요. 제가 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보니까, 혹시 고등학생이고 도서관 자주 오시면 공부같은거 가르쳐줄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근데 보니까 제가 선배길래.. 제 에스카드 보여드리면서 공부 가르쳐주실 필요는 없다고, 다음 학기에 학교 열심히 다니시라고 저는 휴학 예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집 왔어요...ㅋㅋㅋ 되게 민망해하시더라고요...
저... 근데 후배님... 학생증은 마패가 아니에요ㅠㅠ .... 한창 서울대 자부심에 취해있을 때고.. 그럴 수도 있다는거 이해하는데........... 음.....아니에요.....ㅋㅋㅋ 저 진짜 당황했어요 ㅋㅋㅋㅋ 왜 창피함은 제 몫입니까.... 다음에 여자 분 번호 물어볼 때는 좀 더 정중한 방법으로 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동네나 캠퍼스에서 또 마주치면 웃고 넘어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연은 서울대 대나무숲을 지나 다른 커뮤니티로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명문대 학생증이 무슨 마패냐"며 황당해했다.

한 네티즌은 "(티머니 카드 내밀며) 아, 저는 이상한 사람은 아니구요,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입니다. 혹시 대중교통 자주 이용하시면 다인승 같이 찍어드릴게요"라며 서울대 학생증남 사연을 비꼬기도 했다.

사실 '서울대 학생증남'의 원조는 고려대다.

다음은 지난 5월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사연.

안암 말고 다른 대학가 근처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과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과제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커피에 있는 얼음 갯수를 세고 있던 찰나 외간 남정네 한분이 저를 툭 치시네요.
"저 계속 봤는데 너무 제 취향이셔서 혹시 번호 주실 수 있나 해서요 하핳핳핳하핳!"
"아 죄송해요 제가 모르는 사람한테 번호 주고 이런거 안좋아해서..." 하고 정중히 인사하려는 데 제 시야로 뭔가 들어옵니다.
남자분이 패기롭게 지갑에서 뭔가를 꺼내 제 테이블 위에 올리더라고요.
아아, 그것은 학생증! 너무나도 찬란한 우리네 학생증이었던 것입니다!
고개를 들어 다시 그 분을 보니 뭔가 굉장히 흐뭇해하는 시바견같은(욕 아닙니다!) 표정을 짓고 계시더군요.
"아 제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저 고대 다니는 데요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저도,
Oh Oh
제 학생증
Oh Oh
"나보다 후배네? 안녕하세요 후배님?^^"
그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는 지 얼굴이 벌게져 도망갔습니다 (왜 도망간 걸까요 저도 궁금해요, 내가 fm이라도 시킬 것 같았나)
대숲을 통해서라도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16학번 새내기 후배님! 그날 반가웠어요 ㅎㅎ 마치 유희왕 카드 대전하는 기분이었네요^^ 능력치 더 쌓아 오세요~
ㅎㅅㅈ ㅋㄷ ㄱㅇㄷ ㅅㅍㅊㄴㄲ ㅋㅌㄱㄹㄴ ㅅㅍㅊ!



두 사연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의심도 있었다.

그러나 두 글에 달린 리플에는 비슷한 경험을 털어놓는 네티즌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저는 잠실 모 아파트 주민출입증을 받아 본 적 있다'고 적었다.

'서울대 학생증 보여주며 데이트 신청하기에 외국 명문대 학생증을 보여줬다'고 한 이도 있었다. 

'다짜고짜 의대생이라고 소개하는 사람도 있다' '홍대 클럽에서 명문대 과잠(학교와 과 이름이 적힌 점퍼)을 입고 학생증을 내미는 얘들도 있다'는 댓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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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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