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보다 특종을 좇던 기자였습니다. 올해 초 3살 딸아이가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고서야 ‘아빠’가 됐습니다. 이후 인영이의 투병 생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소아난치병 환우와 아빠엄마들을 응원합니다.


이주만에 인영이 외래가 있는 날이었다. 11시에 세종터미널까지 바려다주고 청사에 왔다. 웃으며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한가한 오후를 보내고 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아내는 식은땀이 나고 쓰러질거 같다고 성모병원서 진료를 받겠다고 했다.아내는 인영이 병원 덷고가는날은 신경이 쓰이는지 항상 체한 느낌이라고 얘기하곤했다. 오늘 아침에도 아무것도 안먹었는데 체한것 같다며 소화제와 활명수를 먹고 간 아내다.
병원 치료받고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 잠든 아이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아내는 인영이를 데리고 내려갈 자신이 없다며 SOS를 쳤다. 부장께 급히 사정을 얘기하고 서울행 고속버스를 탔는데 아내 체온이 35.8이란다. 저체온증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했단다.

서울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겁이 덜컥났다. 엄마아빠는 아프면 안되는게 환우가족의 불문율인데 이를 어긴 아내에게 왠지모를 화도 났다. 아무 일 아니거라고 되뇌이며 병원에 도착하니 아내 얼굴이 글자 그대로 사색이다. 검사 결과는 내일이야 나온다해 소염진통제 같은 약들을 처방받고 집으로 다시 데리고 내려왔다.
서울 병원 가기 전 세종터미널에서 배웅하기. 웃으며 출발했던 아내는 아파서 내게 데려와달라고 SOS를 쳤다.

 다음날 확인해보니 다행히 검사 결과는 문제가 없었다. 아내가 몸이 많이 상한 것 같아 한약방에서 보약을 한 재 지었다. 고물 핸드폰에 아픈 마음의 병(?)도 고쳐주기 위해 핸드폰도 교체해줬다.  
 
 내려오는 차에서 자고 있는 아내와 딸을 보니 둘 다 6개월새 얼굴이 많이 달라졌다. 회사를 쉬고 있는 아내는 회사 다닐때보다 오히려 더 초췌한 모습이다. 내딸, 인영이는 까까머리에 동자승이 됐다. 약 부작용때문인지 깨끗하던 얼굴에 뭐가 났다. 그래도 십년이지나면 교복입은 중2 아가씨가 돼있겠지. 아빤 너 크는 재미에 늙어갈거같다. 그때되도 지금처럼 아빠랑 놀기. 약속!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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