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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책꽂이] 구약 성서로 철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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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서로 철학하기/요람 하조니 지음/김구원 옮김/홍성사

구약 성서와 철학. 어렵다. 잠이 온다. 하지만 우리 지성사의 커다란 두 줄기임은 분명하다. 두 줄기 사이의 연관을 깊고 명확하게 탐구한 역작이 바로 요람 하조니의 ‘구약 성서로 철학하기’다. 구약 성서가 신의 계시를 기록한 것처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도 종종 자신들의 생각이 신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성인은 구약 성서를 이성적인 저서로 여기길 거부하면서 계시적 성격을 지닌 그리스의 저작들은 위대한 철학책으로 간주한다. 이스라엘과 그리스에 대한 이런 상반된 태도는 언제, 어떻게 발생했을까. 이 책은 그 오해의 근원을 탐구한다.

저자는 신앙과 이성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가 구약 성서를 해석하는 데 결정적인 방해요소라고 주장한다. 원래 구약 성서는 이성적인 사유의 결과물인데 초기 기독교가 자신들의 신앙을 고수하기 위해 계시적 성격만 부각시켰기 때문에 구약 성서의 핵심을 읽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구약 성서를 직접 쓴 이스라엘 선지자들의 시각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약 성서를 철학책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구약 성서에 대한 파격적인 해석을 제시한다. “온 땅의 재판장께서 정의를 행하지 않으실 겁니까?”라고 따지는 아브라함, “저를 축복하지 않으면 보내주지 않겠습니다”라고 떼쓴 야곱, “당신이 그들의 죄를 용서하지 않으시려면, 나를 당신의 책에서 지워버리세요”라고 항의한 모세. 저자는 이스라엘의 중심인물인 이들도 옳은 일을 위해서라면 하나님께 반항했던 사람들임을 보여준다.

요람 하조니는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고, 러트거스 대학교에서 정치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지난 25년 동안 이스라엘에서 학교와 연구소를 세우며 유대교와 시온주의에 대한 새로운 접근들을 주창해왔다. 현재 소장으로 있는 헤르츨 연구소는 그가 2013년에 창립한 연구소로 유대 정치사상과 유대 철학, 신학 등의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이 책은 신학과 종교 분야에서 미국출판협회상을 수상했다.


박건 인턴기자 jonggy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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