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더조이는 ‘서프라이즈 에그’라고 불리는 초콜릿 장난감이다. 계란처럼 생긴 킨더조이를 반 자르면 한쪽은 떠먹는 초콜릿이 있고, 반대쪽엔 장난감이 들어있다. 킨더조이의 묘미는 겉만 봐서는 어떤 장난감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뜯어봤자 어른들이 보기엔 다 비슷비슷한 조잡한 플라스틱 장난감이 나오는데 애들한테는 그렇지 않나보다.

인영이는 킨더조이 마니아다. 유투브 영상에서 킨더조이 개봉 영상을 수백 번 보면서 “아빠, 이거(사줘)”라고 가리킨다. 아프기 전엔 건성으로 대답하기 바빴다. 아프고 나니 그 말을 외면할 수 없었다. 처음엔 “몇 개”라고 하면 손가락을 2개 펴 보이더니 요즘은 두 손가락을 다 편다. 어제는 입사동기 은정이가 세종에 내려와 킨더조이 30개를 선물해줬다. 집에 가 30개를 책상에 고이 쌓은 뒤 인영이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줬다. 난생 처음 보는 킨더조이 무더기에 인영이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30개를 다 깼다. 어떤 장난감이 나와도, 심지어 똑같은 장난감이 2번 3번 연속으로 나와도 인영이는 “우와~” 탄성을 질렀다. 무균실에 인영이와 함께 입원했던 또래 아이 아빠는 킨더조이를 300개 사줬다고 한다. 아마 그 아이도 한 자리에서 모든 계란을 깨버렸을 것이다.

인영이가 30개를 하나하나씩 깨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킨더조이의 매력은 ‘꽝’이 없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살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꽝을 뽑았던 것 같다. 기대에 부풀어 계란을 깼는데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을 때의 황망함. 누구든 경험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꽝이 없었으면 좋겠다. 인영이와 함께 조금이라도 한발자국씩 나가는 삶이었으면 싶다. 5월 인영이 생일에는 킨더조이 301개를 사줘야겠다.(2016년3월17일)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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