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영이가 아픈 지 2개월째다. 군 생활을 2년 2개월했는데 2년 같은 2개월의 시간이었듯 싶다. 그래도 아득한 터널에 들어설 때보단 저 멀리 터널 끝의 밝은 빛이 보이기에 웃으며 산다. 이틀 전 집에 온 인영이는 입원이 괴로웠는지 태양의 후예 병원 장면도 이젠 안 본다. 거의 폭군에 가깝게 아내와 나를 시종 부리듯 하지만 우리는 날 때부터 종이었던 듯 굽신굽신 시중을 들고 있다(페이스북의 기록은 훗날 인영이가 속을 썩일 때마다 경종을 울리는 데 사용할 것이다).

오늘은 8주차 항암 받는 날이다. 8주차는 다행히 하루 외래만 하면 된다. 지난 월요일 퇴원 때 휴가를 냈던 터라 아내와 인영이만 세종 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태워 보냈다. 떠나는 버스에 대고 힘차게 손을 흔들어주긴 했는데, 기자실 오는 길은 무겁다. 그래도 밥을 먹고 일도 해야 한다. 그게 아빠의 할 일이다. 어젠 너무 불쌍해 보인다는 모 선배의 조언에 따라 염색도 했다. 아내는 10년은 젊어 보인다 하는데 조금은 낯설다. 다음번엔 인영이 따라 삭발을 해볼까 고민해봐야겠다.(2016년3월30일)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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