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가운데)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제로' 인근에서 차량충돌방지석에 기댄채 휘청거리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만간 자신의 건강기록을 추가 공개키로 했다. 9·11테러 추모식에서 휘청거리는 모습이 동영상에 잡힌 뒤 급속히 퍼지고 있는 건강이상설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클린턴 캠프의 브라이언 팰런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MSNBC방송에 나와 “이번 주 안에 보다 상세한 의료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지난해 7월 2장짜리 건강기록을 공개했다.

팰런 대변인은 “폐렴 진단을 받은 것 외에 숨긴 병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의 주치의로부터 2012년 국무장관 시절 겪었던 뇌진탕과 폐렴은 무관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건강기록이 공개되더라도 건강이상설이 가라앉을지는 의문이다. 모든 걸 쉬쉬하는 클린턴의 비밀주의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조차 트위터에 “폐렴은 항생제로 고칠 수 있지만 클린턴의 건강하지 못한 프라이버시 애호는 무엇으로 치료하나”라고 꼬집었다.

클린턴은 그동안 프라이버시라는 이유로 자신의 건강 이상이 발견되도 공개하지 않고 오랫동안 숨겼다. 퍼스트레이디시절인 1998년에는 오른쪽 무릎 뒤에서 큰 혈전이 발견돼 베데스다 국립해군의료센터에서 외래환자로 등록해 비밀리에 치료를 받았다. 혈전용해제를 사용해 증상은 사라졌으나 백악관은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클린턴은 나중에 회고록에 “건강에 관해 가장 우려됐던 상황”이라며 “전 세계를 논스톱 비행한 게 원인이었다”고 실토했다.

2009년에 다리에서 발견된 두 번째 혈전은 6년 동안 비밀에 부쳐졌다가 지난해 클린턴이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뒤 내과 전문의가 클린턴의 건강을 설명하는 서한을 통해 공개됐다.

국무장관 시절인 2012년에는 머리에서 세 번째 혈전이 발견됐다. 당시는 증상이 너무 심각해 숨길 수 없었다. 뉴욕 컬럼비아대학 병원에 입원한 클린턴은 회복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클린턴은 지금도 ‘쿠마딘’이라는 혈전용해제를 복용한다. 의사들은 혈전용해제를 복용한다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무엘 더르소 존스홉킨스 의대 노인의료학장은 “체내 출혈이 우려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무더위에 따른 경련이나 졸도는 노인에게 흔한 일시적인 증상이지만, 폐렴이 있다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지난주에 건강검진을 받았다. 결과를 이번 주중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으며, 클린턴의 건강이상을 쟁점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트럼프는 CNBC방송,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이 빨리 회복돼 오는 26일 TV토론 때 만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클린턴은 지난주 아주 심하게 기침을 했고, 그것도 처음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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