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교주 이만희, 이하 신천지)의 ‘종교대통합 만국회의(WARP: World Alliance of Religions Peace Summit) 2주년 기념 평화 축제’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가운데 행사에 앞서 신도들에게 ‘기저귀를 착용하라'는 내부 자료가 공개됐다.

신천지는 18일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대표 이만희, HWPL)이 주최하는 ‘종교대통합 만국회의(WARP) 2주년 기념 평화축제’를 서울 송파구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했다.

신천지에서 최고위직(교육장)으로 활동하다 2007년 탈퇴해 현재 개신교 목사로 활동 중인 신현욱 목사(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는 행사에 앞서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 있을 행사장에 참석하는 신도들은 모두 기저귀를 착용하라고 지시하는 신천지의 내부자료 공개”라는 글을 게재했다.



공개된 이 문서에 포함된 준비물 목록에는 개인 상비약과 야외용 방석, 기저귀 착용이라고 작성돼 있다. 또한 화장실이 부족하니 수분을 적당히 섭취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문서의 발신은 지파본부 행정실이며, 수신은 내무부장과 24부장으로 돼있다.

신 목사는 “기저귀 준비 못한 사람 위해 디펜스 대형 1,000원에 판매한다고 문자가 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신천지를) 탈퇴하고 회심한 청년이 지난번 기저귀 차고 카드섹션했던 악몽을 떠올리며 던진 한마디가 생각난다”며 “그 청년이 ‘어휴, 금년에 있을 전국체전하기 전에 탈출하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라고 고백했다”고 말했다.

이날 신천지 신도들은 아침 9시에 집결해 밤 10시에 행사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가 장시간 진행되다보니 준비물에 ‘기저귀’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지사항에는 또한 교회 용어를 금지하라거나 행사장 자리 이동 불가, 초등학생과 유아 동반불가, 사진, 영상 촬영 자제, 스텝 외 휴대폰 비행기 모드 전환 등 주의사항이 언급됐다.

신 목사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믿기지 않는다. ‘기저귀’라니 매우 비상식적이다”며 “안타깝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기도 했다.


또한 CBS 신천지대책팀 변상욱 본부장도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신천지 신도들 기저귀 착용”을 언급했다. 변 본부장은 또한 “신천지지도부는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서 저녁만찬을 갖는다. 신도들은 남녀노소 기저귀차고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경기장서 쪼그리고 곤욕을 치르는데...그러나 일정표에 만찬일정은 없다”고 지적했다.


신천지에서 탈퇴한 한 청년의 글에 따르면 “관객석에 앉아 똑같은 체육복을 입고 대부분의 시간을 일어서서 응원해야 하는 성도들은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자리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했다.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에서 줄을 선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아예 기저귀를 차고 온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행사 때 진행되는 마스게임을 위해 많은 청년들의 희생이 필요했다”며 “무더운 날에 학교, 직장을 빠지고 땀 뻘뻘 흘려가며 연습을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행사에서도 카드섹션 공연이 진행됐다. 주최측에 따르면 카드섹션 공연에는 1만1000여명의 청년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청년들은 5개월 동안 카드섹션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의 목격담도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새벽 4시에 아이스크림 사먹으러 나갔는데 삼성역 부근에 끝없는 관광버스들이 서 있고 추리닝을 입은 사람들이 삼성역 쪽을 향해서 걷고 있었다. 너무 기이해서 차를 끌고나와 삼성역 쪽으로 올라가보니 대형 관광버스가 양쪽으로 200대도 넘게 서있었다. 무슨 종교집단 행사인 것 같기도 하고 무섭다”고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경기고 앞에서 봤을 땐 연두색 추리닝이었는데 삼성역 쪽으로 가니 하늘색 츄리닝 무리도 있고 디자인은 같은데 색이 여러 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신천지 신도들은 하늘색 초록색 주황색 등 12개 지파별로 복장을 통일했다.

신 목사는 “신천지는 4년마다 전국체전을 개최하는데 신천지 신도라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라면서 “특히 지방의 신도들은 WARP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세버스를 대절해 새벽부터 움직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측은 이날 진행된 행사에 10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종교대통합 만국회의(WARP) 2주년 기념 평화 축제’는 4년마다 열리는 신천지 전국체전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 체육대회는 “온 세계에 신천지를 홍보하는 행사로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진행돼 왔다.

한편 신천지 피해자들은 19일 ‘종교대통합 만국회의(WARP)’이 열리는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 앞에서 반사회적 종교집단의 실체를 알리는 시위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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