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의 치료를 마치고 병원 옆 후배 주화네 집에 자러왔다. 6개월만이다. 그때보다 인영이는 건강해졌고 우리부부도 여유가 생겼다. 6개월전 우리가족을 위해 산 뽀송뽀송한 이불을 덥고 푹 자야겠다. 주화 말대로 시간은 흐른다.
병원 앞 후배 집에서 편안한 밤을 보냈다. 인영이가 은성이 오빠에게 스마트폰의 오묘한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내의 오늘 일기
강화 31주 시작
오늘 새벽 병원가려고 깨우니 "엄마 나 오늘 바늘 꽂아?"묻는다
"아니 오늘 아픈거 없어"
거짓말을 하고 외할머니가 사주신 추석빔을 입혀 안고 나섰다
어제밤에도 티안나게 애썼는데 내일 병원가냐고 묻는 인영이에게 안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미리 두렵게 걱정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내일은 끔찍한 엉덩이 주사가 있는 날.
이번주 항암 일정을 전문간호사가 설명하고 가는데 유튜브 보는척 하다가
"엄마 다음엔 병원 안와야겠다.무서워서. 엉덩이주사는 무서워"
 "그래 오지 말자."
엄마는 거짓말이 늘어간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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