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소설: 막돼먹은 예수씨(3)] "조옷도라는 섬은 이 근처 없소"

예수라는 싸나이 폭풍 분노記

[ J書 1:16~20]

제이께서 진도 팽목항에 나타나신 건 그해 4월이었어. 맹골수도는 파고가 드세 어부들이 가길 꺼려하는 바닷길이었지. 그 옛날, 9세기던가. 왜나라 엔닌이란 스님이 졸라 무식한 왜나라 백성을 위해 선진국 중국 당나라로 불법 공부하러 가려면 이 맹골수도를 반드시 지나가야 했지.

당시 배라는 것이 동력도 없이 노 저어 가는데 거친 파도라도 만나면 한 방에 훅 가는 거지. 그러니 어쩌겠어. 제일 안전한 뱃길을 찾았겠지. 한데 제일 문제는 엔닌이 요리저리 피해 봐도 맹골수도를 지나가지 않을 수 없는 거야. 아놔 진짜.

그래서 당시 해상왕 장보고에게 요청했지. “형님, 내가 당나라로 유학가고 싶스므니다. 한데 맹골수도 물살이 빨라 물고기 밥되는 거 알아요. 형님이 좀 도와줘요.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인도 좀 해줘요. 예? 도조요로시쿠”
그러자 보고 형이 “그러냐. 너 졸라 똑똑하다. 건네 줄 테니 네가 불법인지 질알인지 하는 공부하고 와서 왜놈들 보고 좀 해적질 그만하고 착하게 살라고 계도해라. 어째 니들은 인본이 없냐. 짐승들이냐?”

암튼. 그랬던 곳이 맹골수도라는 물길이야. 이 거친 물길에 1000여년 후에 세월호가 수장돼 수백명의 고등학생들이 몰살을 당했어. 그것도 나라가 개뻘 짓해 한 명도 못구했어. 책임지는 시키도 없다며? 흔한 교통사고라고 개거품 무는 인간도 있다며? 골씨리는 나라인건 분명해. 에휴.

제이께서 팽목항에서 판선을 타고 관매도로 들어가셨어. 수장된 아이들의 울음처럼 웅웅웅으어엉 웅웅웅으어엉 웅웅웅으어엉 하는 소리가 관매도 앞 바다에서 난지라 관매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어이구 하나님 어이구 하나님” 기도를 했더랬지. 더러 “우리를 용서하소서 우리를 용서하소서” 하며 하늘을 향해 팔 벌린 이들도 있었다네.

이 소란에 놀란 이는 정작 그 섬 꼰대교회 제사장이었어.
그 제사장은 금테안경을 끼고 좌우로 욕심이 더덕더덕 붙은 선주 장로 2명을 대동하고 제이께 나타나서
“어이, 당신 뭐야?왜 나와바리 침범해. 신고하고 들어온 거야? 어디서 굴러먹던 개뼉다귀야?”
그러자 삽살개 같던 장로들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사제님, 이 자가 주민들을 현혹하고 있소. 일단 자색 옷을 걸쳤잖아요. 그럼 뻔하지 머. 생각이 삐딱한 겁죠. 대대한민국 입도 정책에 자색옷 입은 자는 삐딱하니 본토나 섬에 입도하면 옷을 벗겨 내치라 하였소. 따라서 이 자가 불온하니 내 쫓는 것이 맞소.”

제사장과 그 수하들이 나서자 섬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아해 졌다네. 그럼에도 제이의 얼굴엔 평온이 깃들어 있었어. 바다는 여전히 웅웅웅으어엉 웅웅웅으어엉 하며 울었지.

그러자 제이께서 제사장을 향해 다가가셨어. 서로의 코가 다을락말락 할 정도였지. 제사장이 움찔했어. “뭐...뭐냐?”

제사장 묘하게 흥분됐나봐. 눈이 풀리더라고. 제이께서 그 귀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뭐라뭐라 하셨지.

그 내용은 지금도 몰라. 다만 분명한 건 이 기름낀 얼굴의 제사장이 제이께
“조옷도 라는 섬은 이 근처에 없소. 내 나와바리는 아니오”하더니 물러났어. 사람들이 웅성 댔지. 이방인 제이가 제사장에게 초죽음 날줄 알았거든.

제사장 일행이 떠나고 시몽관사와 안드로메다관매라는 형제가 통곡의 바다에 그물질 하시는 것을 제이께서 보시고 물었어.

“뭘 낚냐?”
“보면 모르냐.”
“시키들, 니들 몇 살이냐? 백날 던져봐라. 패트병 부스러기나 잡을 것이다.”
“뭐냐 너? 염장 지르냐?”

그들은 어제도 그물을 던졌지. 하지만 거의 삭아 문드러진 아디다스 추리닝, 형체를 제대로 알아 볼 수 없는 핸드폰을 낚아 이게 무슨 기괴한 일이냐 싶었어. 세월호 참사 때 죽은 아이들 것이라는 걸 직감했지.

제이가 가라사대
“어이, 안드로메다 형제. 니들 죽을 때까지 낚아 봐야 인천 서울 부산 등서 해류에 쓸려온 쓰레기나 낚는다. 평생 그러고 살래?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을 낚거나, 육지에 빠져 죽을 영혼들을 낚는 게 낫지 않겠어? 맞고 나랑 같이 갈래, 그냥 갈래?” 그랬다네.

“아, 예~” 안드로메다 형제 바로 제이를 뒤따라 나섰다고 하는 얘기야. 오늘 얘기 끝!<계속>

전정희(시사소설가) jhjeon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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