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 페이팔 설립자. AP뉴시스

글로벌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의 설립자 피터 틸(49)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125만 달러를 기부키로 했다. 그는 실리콘 밸리에서 유일하게 트럼프에게 지갑을 연 인물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틸이 슈퍼팩(무제한 정치자금 기부)을 통해 트럼프 선거캠프에 첫 기부를 한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틸의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다. 페이팔 같이 첨단산업으로 잘 나가는 기업 사이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를 좀처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를 제외한 첨단 기술업계 유명인사들은 트럼프에게 정치자금을 좀처럼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와 실리콘밸리는 서로 적대적 관계에 가깝다. 트럼프는 이민정책에 상반된 입장인 표명한 아마존, 애플을 비난하고 나섰다. 게다가 트럼프는 기업인을 위한 이슈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는 지난 6월 트럼프를 위한 모금행사를 열기로 했다가 몇시간 만에 황급히 철회했다. 트위터에서 크르자니크는 “대통령 후보 중 특정한 쪽을 지지하려고 한 건 아니다”고 괴상한 해명을 했다.

틸이 예정대로 기부를 하면 트럼프의 기부리스트 상단에 올라갈 수 있다. 현재 헤지펀드사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로버트 머서 공동경영자가 가장 손 큰 기부자로 꼽힌다. 머서와 딸 레베카 머서는 트럼프에게 155만 달러를 냈다.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때 틸은 ‘캘리포니아 대표 트럼프파’를 자처했다. 그는 연설에서 “전국적으로 미국인은 10년 전보다 적은 돈을 받으며 일한다. 그러나 의료보험과 대학등록금은 매년 오르고, 월스트리트 은행가들은 국채부터 힐러리 클린턴의 강연료까지 온갖 거품을 부풀린다. 우리 경제는 무너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릴 때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틸은 페이팔과 빅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르를 공동 창업했다. 그는 순자산만 27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가다. 아쉬울 것 없는 그가 자타공인 ‘트러블 메이커’ 트럼프의 지지자로 나선 배경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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