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가 과열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패배를 의식한 듯 16일(현지시간)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동조하는 일부 지지자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불복종운동을 벌이겠다는 극단적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는 여론조사에서 4~11%포인트 차이로 클린턴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새벽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지부 사무실에는 화염병이 날아들어 사무실이 불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정직하지 못하고 왜곡된 언론이 사기꾼 힐러리를 밀면서 선거가 완전히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이 민주당의 사주를 받고 자신의 과거 음담패설과 성추행을 경쟁적으로 보도해 지지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있지도 않은 이야기가 언론에 흘러나온다”며 “이는 클린턴 캠프가 조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가 공개한 음담패설 동영상은 자신의 발언이라고 시인했으나, 이후 자신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은 전면 부인했다. 이를 보도한 뉴욕타임즈를 상대로는 소송을 벌이겠다고 했다.

트럼프의 선거부정 주장에 일부 지지자는 선거불복종과 쿠데타까지 주장했다.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 댄 보우맨(50)은 “만약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면서 “그는 감옥에 가거나 총살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스턴 글로브가 전했다.

트럼프의 측근들도 언론이 편파적이라며 거들고 나섰다. 러닝메이트인 마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는 “미국인은 언론의 왜곡보도에 지쳤다”고 말했고,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미디어의 왜곡보도가 없었다면 지금쯤 지지율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15%포인트 앞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47%의 지지율로 43%인 트럼프를 4%포인트 앞섰다.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의 공동조사에서는 클린턴이 48%의 지지율로 트럼프(37%)를 11%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그러나 트럼프의 선거부정 주장이 지지자의 선거불복종으로 확산되는 기미가 보이자 같은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제동을 걸었다. 그는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는 선거결과의 확신에 토대를 두고 있다”며 “하원의장은 이번 선거가 진실되게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 오렌지카운티의 공화당 사무실에 화염병이 날아드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관 창문으로 날아든 화염병은 사무실을 모두 태웠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공화당 사무실 바로 옆 건물 벽에는 검은 스프레이 페인트로 ‘나치 공화당원은 마을을 떠나라’는 글이 있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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