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남자친구가 어때서! 뭣이 중헌디?" 한국 여자친구 글 화제


흑인 남자친구를 둔 한 여대생이 ‘흑인 남자친구에 대한 편견을 거두어 달라’는 호소의 글을 올렸다.

지난 15일 '고려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한 여대생이 "내 남자친구는 흑인이다. 이 사실 하나가 2년째 되는 오늘까지도 나를 너무 괴롭힌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대나무숲 페이지는 익명으로 운영되는 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다.

글쓴이는 남자친구에 대해 “2년 동안 항상 나의 기분을 먼저 묻고 세심하게 확인을 해주고 나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내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또 “나와  더 가까워지고 싶다며 힘들어하는 한국어 공부를 밤새도록 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책들을 사서 읽고 먼저 나에게 경복궁에 한복을 입고 가보고 싶다거나 한옥마을을 가자 혹은 한식당을 가자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3.1절에는 서대문 형무소에 가보고 싶다, 수요집회에도 가보고 싶은데 내가 가도 괜찮은 자리일까(묻는다)"며 "한국의 전통 문화와 아픔에도 관심을 갖고 혹시 폐가 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그런 좋은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또한 “내가 이런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매번 갖게 해주고 미래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해주는 그런 내 사람이다.  이렇게 소중하고 감사한 내 사람인데 왜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아야 하는 걸까요?”라며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남자친구와 기분 좋게 나선 데이트에서 모욕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글쓴이는 "학생들이 ‘흑형이랑 사귀나 보네', '징그러워서 어떻게 사귐', '흑형 보면 노예밖에 생각 안남'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은)못 알아듣겠지 하고 던진 말이겠지만 남자친구는 다 알아듣고 얼굴이 굳어졌다"며 “그 와중에도 걱정하는 나에게 ‘괜찮아 익숙해’라며 웃어줬다"고 말했다.

또 한 카페에서는 옆자리에 앉아있던 대학생들이 “‘여자들이 흑형들이랑 사귀는 건 다 그거 때문 아니냐?’, ‘저 여자는 깨지면 일반 남자 못 만날 듯’, ‘하다가 찢어지는 거 아닌가?’”라며 단체로 성적인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버스에 타서는 할머님들의 핀잔을 들었다"며 "한국여자가 어디 외국 남자랑 사귀냐 그것도 ‘검둥이랑'이라고 했다. 그 이후 말들은 차마 옮겨 적지 못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런 성희롱 발언이나 무례한 눈길과 말들을 들으면 괜찮은 척하지만 사실 큰 상처를 받는다. 제발 그런 편견 없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우리 같은 사랑도 여러분의 사랑과 똑같은 사랑이다"고 당부했다.

이 글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1만명 이상이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을 표시했다.

네티즌들은 "글쓴이가 많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겠다"며 "예쁜 말만 듣고 좋은 것만 보면서 행복하게 만났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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