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소설:막돼먹은 예수씨(4)] 회당 입구 지하철역은 會下村이다

[ J書 1:20~21 ]
제이께서 강남으로 향한 것은 네닷새 후였다. 바닷바람에 그을린 맹골수도 섬 촌놈 안드로메다형제가 동행한지라.

읍내 시외버스터미널에도 제대로 못나와 본 두 형제는 신이 나서 눈이 휘둥그레 해가지고 정신 사납게 굴거늘
“이눔 시키들아, 쫌!”
제이께서 눈치를 줘도 핸드폰 가게 앞 설현 입간판 몸매에 빠져 자신들이 어디 가는지도 잘 몰랐다. 삼다디스 쓰레빠 신은 제이께서 “야~야”하며 발 끝으로 툭툭 치는데도 아랑곳 없는지라. 슬슬 짜증이 난 제이께서 쓰레빠 벗어 두 놈 머리통을 툭툭 쳐도 “왜 그러세요. 쫌만요”하며 애들처럼 굴었다.

읍내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고 노숙자들인줄 알고 슬슬 피했다.
“아 이 진상 시키들아 가자고 쫌. 바다에 전어철이 있듯 뭍에는 남심 여심철이 있어 남심 낚기 딱 좋은 가을철이란 말이지. 부지런히 가야 오밤중에나 떨어질텐데 느그들 지금 뭐하냐?”

그제서야 말귀 알아들은 안드로메다 형제 입맛을 쩍 다시며 서울행 시외버스에 오른지라. 그놈들 발은 버스 문턱에 올라섰으면서도 고개는 설현 입간판 청바지 엉덩이에 꽂혀 있었다.

그들이 고속터미널에 도착했을 때는 밤 9시가 넘은지라. 그들이 배가 고픈지라 고속터미널 지하상가로 들어갈 즈음 낯선 자들이 나타나 그들 주위를 빙빙 돌며 눈알을 위아래로 치켜 뜨곤 했더라.

그러거나 말거나

일행은 지하상가 분식집에 들어가 떡라면 하나를 시키사 기도를 하니 그 떡라면 하나가 셋이 됐더라. 이에놀란 안드로메다 형제 왈 “이 어찌 된 일이냐. 분명히 하나가 놓여 있었거늘 눈뜨니 셋이라”하고 서로 묻더라.

제이 가라사대 “너희는 무엇에 놀라 이러느냐”하거늘 “우두머리시여 분명코 우리가 라면 한 그릇을 보았거늘 눈뜨니 셋이나이다”한지라 다시 제이께서 “너희는 식당 주인의 뜻도 모르면서 어찌 나와 아버지를 알려 하느냐”하였더이다.

우야든둥 그 셋이 스텐레스 라면 그릇 바닥까지 핥아 맛잇게 먹고 분식집을 나설 즈음 분식집 주인이 한 그릇 값도 받지 않는지라 그 여인은 한때 인근 흑석동 산동네에서 큰무당으로 불렸던 월화인지라 그가 어느 날 한강 지류 방배천 수해로 자식을 잃고 실의에 빠졌을 제 요한태일의 어머니가 그 여인에게 20kg 쌀 한포를 내주고 손수 미음을 끓여 올린지라 그가 요한태일을 따르던 자와 같이 변하여 오늘에 이르렀더라. 그 후로 그의 분식집에 더러 노숙자와 뜨내기들이 심심찮게 드나들며 끼니를 해결했다 전해진다.

제이와 안드로메다 형제가 3호선 지하철을 이용하여 한 걸음에 닿은 곳은 서초역 지하인지라. 그들은 서초역 3번 출구 계단을 오르기 전에 심히 곤하여 노숙키로 하고 잠을 청한지라 두어식 경이 지날 즈음 제복을 입은 자들이 와서 “너희가 누구이건데 회하촌(會下村)에서 잠을 청하느냐 여기는 회당 나와바리인지라 감히 너희가 유숙할바 못된다”하더라.

안드로메다 형제는 그들의 위세에 놀라 4번 출구 계단 아래로 거처를 옮기거늘 이들이 거기까지 따라와 “어이 어이 아저씨들 여기가 회당입구인거 몰라 이러는게요 감히 성스런 회당 입구에서 노숙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능멸하는 일 아니오”하였다.

이에 시몽관매가 “이 땅이 니땅이냐? 나라땅 아니냐?” 토를 달거늘 제복입은 자들이 “아저씨들 어디서 굴러먹다 왓는 줄은 모르겠으나 서초역은 나라땅이긴 하나 회하촌이므로 성전의 땅인거 모르오”하더라. 그들의 손엔 전기충격기가 들려 있더라.

제이께서 이 소란과 무심하게 성전과 이어진 3번 출구 계단 아래서 옷자락을 펴 누운지라. 그 편안함이 장수돌침대와 다름 없더라. 그 소란에도 코골며 자던 제이의 얼굴이 평안하였다. 그날이 제육일이었다.

전정희(시사소설가) jhjeon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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