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교회가 트럼프를 선택한 이유는?

낙태, 동성애, 이슬람 이슈 등에서 복음주의 교회와 '코드'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9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흑인교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가 목회자로부터 받은 스톨을 목에 두르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대선의 이변에는 청교도 국가라는 미국의 사상적 정체성을 지키려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표심이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텍사스주 등 성경적 가치를 중시하는 중부지역인 ‘바이블 벨트’는 똘똘 뭉쳐 도널드 트럼프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45세 이상의 세대와 남성층에서 나타난 표 쏠림 현상은 기독교 가치를 훼손하는 동성애 등 왜곡된 페미니즘, 다문화 정책에 대한 반발 심리로도 읽을 수 있다.

그동안 트럼프와 힐러리는 동성애, 낙태, 이슬람, 전통적 결혼관, 신앙의 자유 등 성경적·도덕적 가치가 걸린 이슈에서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는 이들 이슈에서 강력한 이민자 정책, 동성애·낙태 반대 등의 입장을 밝힘으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표심을 샀다.

그러나 힐러리 후보는 급진적 이슬람으로부터 지원 받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낙태와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찬성하는 등 성경적 원칙과 배치되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종교적 이유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은 명예살인, 과부 살인과 같다” “뿌리 깊은 문화 코드 및 종교적 신념과 구조, 편견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게다가 힐러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진한 정책을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을 게이라고 밝힌 에릭 패닝을 육군참모총장에 앉히고 성전환자를 백악관 인사담당자로 앉혔다. 교육부 장관에는 친이슬람주의자인 존 킹을 선임했다. 급기야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동성결혼을 합법화 결정까지 내린다. 

특히 동성애자의 회복을 위한 상담금지, 화장실·탈의실 남여 공용사용, 동성애자 양육권 허용, 친동성애 교육 등을 명시한 법안이 민주당에서 우후죽순 올라왔다.

이런 폐해가 누적되다 보니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 내에선 힐러리와 민주당보다 트럼프와 공화당을 선호하는 정서가 표출돼 왔다. 

선거 기간 중 젠센 플랭클린 목사는 “트럼프는 복음주의 유권자들이 실세라는 것을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우리가 트럼프의 편에 서 있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의 복음주의 가정전문 사역기관인 ‘포커스 온더 패밀리’의 설립자 제임스 돕슨 박사도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공개됐을 때 “나는 트럼프의 과거보다 미국의 미래에 대해 더 우려한다. 트럼프는 자기가 한 성적인 말들을 행동에 옮긴 적이 없다”면서 지지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존 맥아더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 목사는 강단에서 “정부 차원의 공격” “진리를 지키기 위한 심판”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투표를 통한 심판을 촉구했다.  

그는 6일 주일 설교에서 “미국사회가 동성애 혁명, 타락한 문화 등으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성경적의 진리, 교회 복음 선포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격이 있다면 나는 그곳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다. 크리스천은 투표를 통해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아더 목사는 “나는 하나님의 하실 일을 흥미롭게 기대하고 있다. 결혼과 가족, 진정한 도덕의 가치, 정의, 법의 규칙 등 생명의 편에 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에서 동성애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는 티비넥스트 대표 김태오 목사는 이번 선거가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김 목사는 “미국은 지난 7년간 오바마 정부는 친동성애, 친이슬람, 변태적 성교육 관련 법안을 추진했다”면서 “미국의 크리스천들은 지난 236년 역사 중 가장 영적으로 타락한 시기를 보냈다. 이번 선거는 이것을 바로잡으려는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썩은 사과’는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먹을 수 있지만 ‘독사과’는 먹으면 즉사 한다”면서 “선거과정에서 도덕성 논란으로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지만 미국 기독교인에게 트럼프는 치명적인 ‘독사과’가 아닌 ‘썩은 사과’와 같은 개념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친동성애 성향인 오바마 대통령 때문에 한국사회가 상당한 악영향을 받았다”면서 “트럼프의 당선이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한국교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미국장로교(PCUSA) 세계선교부 동아시아담당 선교사인 임춘식 목사는 “미국 남부와 중부는 복음주의교회의 영향력이 크지만 동부와 서부는 자유분방한 특징을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임 목사는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선거에서 미국 복음주의 교회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변화의 요구가 컸던 이번 선거는 새로운 백인사회에 대한 기대감이 들어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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