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숙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했던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이 ‘기업 내 동성애를 옹호·조장할 수 있다’는 국민일보의 비판을 받고 철회(11월 23일자 33면 참조)된 가운데 또 다른 개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영화 중 한 장면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8명이 지난 1일 발의한 ‘국가인권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가인권위 안에 군인권보호위원회를 설치하고 군인권보호관을 군대에 파견해 인권 실태를 조사하자는 게 골자다. 이 개정안의 문제점은 장교, 준사관, 부사관, 병, 군무원, 사관생도 등에게도 일반인처럼 동성 간 성행위를 옹호·조장하는 국가인권위법을 적용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현재 군대에선 군형법 92조의 6 적용을 받아 동성 간 성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된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부도덕한 성행위를 차별금지 사유로 보는 국가인권위법과 불법 행위로 보는 군형법이 서로 충돌하게 된다.

문제의 개정안에 따르면 군인권보호위에 군대 내 인권교육 진행, 군대 인권상황·개선 대책 보고서 발간 등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 동성간 성행위 옹호·조장 교육도 가능케 했다. 특히 군인권보호관을 통해 군부대를 방문 조사하고 이를 거부·방해했을 때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도록 해 놨기 때문에 동성 간 성행위를 통제하는 간부가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군법무관 출신인 지용준(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는 “백 의원 등이 건전한 병영문화 조성과 인권 보호를 위해 법안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실제론 군대에서 엄격하게 금지되는 동성 간 성행위를 ‘인권’으로 포장해 군형법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우려했다.

지 변호사는 “특히 진급 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군 구조상 군인권보호위나 군인권보호관에게 찍혀 벌점을 받으면 진급에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간부들이 내무반과 화장실에서 벌어지는 사병 간 성행위를 보고 제재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군인사법 제59조의 2 등의 법률에 인권담당 군법무관제도가 있는데도 굳이 군인권보호관을 만들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김영길 바른군인권연구소장도 “만약 개정안이 통과되면 동성 간 성행위자나 군대 내 동성애를 옹호했던 인사들이 군인권보호관 ‘완장’을 차고 군대에 들어가 부도덕한 성문화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 의원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정안은 ‘윤일병’ 사건과 같은 자살 폭력 등 군 내부에서 발생하는 사건이 조작·은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발의했다”면서 “동성애와 관련성은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법안의 취지는 군인권보호관 제도를 상시체제로 만들어 군대 내 인권을 보호하자는 것”이라면서 “동성애와 관련된 문제점은 인권위에 문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백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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