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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같은 외모는 쉽사리 선입견을 만든다. 생김새가 비현실적이라 괜스레 거리감부터 드는 걸 어쩌겠나. 작품 속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도 친근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이 모든 근심과 긴장을, 배우 지창욱(29)은 보기 좋게 날려버렸다.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한 카페에서 만난 지창욱은 살갑고 다정하기 그지없었다. 거리낌 없이 솔직하고 털털했다. 외모 칭찬을 건네자 “이렇게 조명 받고 예쁘게 해놓으니까 그렇지 평소에는 되게 평범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수많은 중화권 팬을 거느린 한류스타임에도 스타의식 따위 없었다. “제 오랜 친구들은 그냥 저를 한없이 무시해요(웃음).” 그러면서 tvN ‘더 케이투(The K2)’ 촬영 당시 일화를 하나 공개했다.

“얼마 전에 제 고등학교 때 친구가 현장에 놀러 왔었어요. 근데 그날 비가 온 거예요. 매니저가 저에게 우산을 씌워줬는데 친구가 그걸 보고 기겁을 하더라고요. ‘이야~ 우산도 씌워줘. 너 여기서 보니까 되게 멋있어 보인다’ 그러고 갔어요(웃음). 친구들이랑 있을 땐 (저도) 엄청 까불거려요. 원래 장난치는 거 좋아하고 그래요.”

이 반전남은 놀랍게도 연기력까지 출중하다. 지창욱은 ‘더 케이투’에서 전쟁 용병 출신 특수 경호원 김제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역할 상 격렬한 액션신이 많았으나 그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액션은 물론 송윤아·임윤아(소녀시대)와의 간질간질한 감정신도 훌륭히 소화해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전보다 좀 더 남자가 되어 돌아오지 않았나 싶어요. 제 스스로 (연기에) 힘을 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동료·선후배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느낀 점도 많고요.”

tvN 제공

그는 한결같이 성실하고 진솔한 답변들을 내놨다. 그런 그가 궁금해졌다. 작품보다는 ‘지창욱’이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그래서 캐물었다. 그가 지금껏 걸어온 배우의 길에 대하여.

-‘웃어라 동해야’(KBS1·2010) ‘기황후’(MBC·2013) ‘힐러’(KBS2·2014) 등 여러 작품을 거쳐 왔다. 실제 지창욱과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꼽아본다면.
“글쎄요. 애매모호한데… 캐릭터별로 조금씩 닮은 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김제하 같은 경우는 되게 차갑고 사람 잘 못 믿는 성격이잖아요. 저도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힐러’의 박봉수처럼 ‘쭈글이’이기도 하고요(웃음).”

-필모그래피를 보면 동년배 배우들과 노선이 좀 다르다. 주말극이나 일일드라마도 많고.
“그렇죠. 심지어 첫 작품은 아침드라마였어요. 주말·일일·사극까지 다 했죠. 미니시리즈는 ‘힐러’가 처음이었어요.”

-그렇게 밑바탕이 탄탄히 다져졌나 보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고, 내 색깔이 만들어졌다고 봐요. 이렇게 계속 내 길을 가다보면 나만의 색깔이 더 입혀지지 않을까 싶어요.”

-2008년 데뷔해 어느덧 8년이 흘렀다. 초반 힘든 시기도 있었을 텐데 잘 버텨왔다.
“그러게요. 제가 ‘다섯 손가락’(SBS·2012) 끝나고 별다른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던 적이 있어요. 애매한 포지션이었죠.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하기에도, 주말극 주인공을 하기에도…. 그때가 슬럼프였던 것 같아요. 스스로 되돌아볼 기회가 되기도 했어요. 그러다 운 좋게도 ‘기황후’라는 작품이 찾아온 거죠.”

-고3 때 처음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어떤 결심이 있었나.
“그 전에는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게 뭘까, 진짜 하고 싶은 게 뭘까’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하라는 공부만 했죠. 정말 평범한 학생이었거든요. 그러다 ‘뭘 위해 이러고 있나’란 생각이 든 거죠. 그때 막연하게 떠올린 게 배우였어요. TV에서 쉽게 접하니까 연기라는 게 쉬워 보였나 봐요. 그걸 하면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아무것도 모르니 용감했던 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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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잘생겼다’ ‘배우 해보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거 아닌가?
“저는 단 한 번도 그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어렸을 때는 꾸며본 적도 없고 멋을 부려 본 적도 없고 어디 나서는 것도 안 좋아했어요. 남중·남고를 나와서 그냥 친구들이랑 뛰어놀고 공부하고 뭐 그런 게 전부였어요.”

-그러다 단국대 공연영화학과에 들어갔다. 어떻게 준비를 했나.
“부랴부랴 3~4개월 연기학원 다니고 수능을 봤어요. 근데 덜컥 붙어버린 거예요. 입학하고 나서 힘든 시기가 왔어요.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로 들어갔더니 친구들 하고 말이 안 통하는 거죠.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선후배 관계도 무서웠고. 그래서 1년 동안 신나게 방황을 했어요. 학점이 안 나와서 1학년 1·2학기 학사경고를 받았어요. 집안 형편도 어려웠던 터라 겸사겸사 휴학을 했죠. 그러다 재미를 붙인 게 단편영화였어요. 촬영장 기웃거리면서 단역을 하다가 운 좋게 독립영화에 캐스팅된 거예요. 그 작품 끝나고 바로 오디션을 봐서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을 했어요.”

-극적으로 술술 풀렸네.
“그런데, 뮤지컬을 하면서 느꼈어요. ‘내가 진짜 연기를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연기라는 게 그냥 막 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 훈련과 공부가 필요한 학문이구나.’ 그때 딱 정신을 차리고 복학해서 공부를 했죠.”

-연기 재미를 처음 느낀 건 언제였나.
“사실 어렸을 때는 긴장을 많이 하고 울렁증도 있어서 카메라 앞에만 서면 재미고 뭐고 욕 먹으면서 연기하기 바빴죠. ‘총각네 야채가게’(채널A·2011) 때쯤부터 현장이 익숙해졌어요. ‘웃어라 동해야’ 때 조금씩 재미를 찾았던 것 같아요.”

-현재의 지창욱에게 연기란 어떤 느낌인가.
“지금은 캐릭터에 대해 더 고민하고 느낄 수 있으니까 너무나 재미있어요. ‘이 인물이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이러한 사람이 되었을까’를 계속 생각하면서 표현해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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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연기해야 할 때인데, 내년 군 입대가 다가왔다.
“나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대 반 걱정 반이에요. 생각보다 덤덤해요. 좋게 보면 나보다 젊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생기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어린 선임이 생기는 거죠(웃음).”

-배우 경력에 공백이 생긴다는 걱정은 없나.
“(다른 배우들도) 많이들 갔다 와서 잘 복귀하니까 (걱정은 없어요). 요즘은 군 복무기간이 예전처럼 길지 않으니 금방금방 지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한류스타로써 느끼는 책임감도 점점 커질 것 같은데.
“책임감도 책임감이지만 결국은 제 스스로와의 싸움인 것 같아요. 항상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는데, 진짜 그래요. 조금이라도 더 나을 걸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커요. 안 그러면 ‘내 자신이 너무 안주해있는 게 아닌가’ 불안해지거든요. 그게 제 자존심이자 고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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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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