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따듯한 물과 보리차를 제공해준 카페 임직원들이 화제입니다.

27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유리창에 '9년 만에 처음,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여진 한 카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카페 임직원들이 우비를 입고 시민들에게 따듯한 차를 나눠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글쓴이는  “이날 이 카페에는 시민들이 매서운 추위 속에 몸을 녹일 수 있도록 커피 4,000잔을 제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커피 한잔에 3천 원씩 계산해도 4,000잔이면 1,200만원어치인데 진짜 대인배다" "품격 있는 시위를 만드는 숨은 일꾼이다"며 칭찬이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이 카페에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은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진을 올린분이 카페 현수막에 붙여진 글만 보고 사진을 올린 것 같다"며 "촛불집회때 시민들에게 건넨 것은 커피가 아니라 따뜻한 물과 보리차였다"며 멋쩍게 웃었습니다. 

이날 '꽁꽁' 얼어붙은 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준 사장님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에 있는 ‘통인동 커피공방'의 박철우 대표와 임직원들이었습니다. 직원들이 다 같이 모여 "카페 앞을 지나는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따뜻한 물과 보리차를 대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표는 오마이 뉴스를 통해  “지난 촛불집회 때만 해도 편의점 등에 생수가 떨어져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는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며 "시민들이 물이라도 정수기로 준비해 무료로 담아갈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그냥 물만 드릴 순 없어서 커피는 엄두도 안 나고, 보리차라도 대접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준비한 3000잔의 종이컵과 1000개의 핫팩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겨우 물밖에 대접하지 못한 저희 공방에는 시민들이 건네는 사탕과 음료수, 빵과 핫팩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날 찾은 카페의 한 단골손님은 ‘아메리카노 100잔 값을 내고 갈 테니 사람들한테 나눠주라’며 30만원을 결제하기도 했다"며 시민들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박 대표는 또한 "서촌 일대의 적지 않은 가게들이 우리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준비를 했다"며 "화장실을 개방하거나 율무차를 준비하고, 휴대전화 충전기를 가져다 놓은 곳도 있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커피 4,000잔은 다음달 1일, 카페 9주년을 맞아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하루 동안 무료로 진행되는 이벤트라고 밝혔습니다. 커피전문점이지만 ‘촛불집회’ 영향으로 보리차로 더 유명해진 '통인동 커피공방'은 커피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난 카페로 알려져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커피전문점이 커피로 유명해진 것도 아니고, '보리차'로 유명해진 이 사건을 두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망설여지기도 한다"는 박 대표는 "오는 3일 계획은 아직 미정이지만 시민들을 위해 이번에는 옥수수차를 준비해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촛불집회' 특수를 톡톡히 누릴 수도 있는 시기에 시민들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카페 임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은 국민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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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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