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외투를 입은 이들이 금색 종을 흔들었다. 그들의 옆엔 ‘세상 가장 낮은 곳과 함께 하는 따뜻한 나눔’이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함께 빨간 자선냄비가 국민의 사랑이 담긴 성금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구세군(사령관 김필수)은 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자선냄비 시종식’을 갖고 전국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갔다. 5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오는 31일까지 전국 76개 지역 400여곳에서 자선냄비 모금활동을 펼친다. 올해 거리모금 목표액은 75억8000만원이다.

김필수 사령관은 “자선냄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실천하는 작은 사랑을 통해 국민들에게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역할을 감당해왔다”며 “자선냄비 나눔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행복한 날들이 이어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날 시종식에는 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박원순 서울시장,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등과 전국에서 모금 활동을 펼칠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했다. 축사를 전한 박 시장은 “나라가 어렵고 민생도 어렵다. 고통의 강을 국민들이 지나가고 있지만 구세군 냄비에 가득가득 자선의 정성이 모아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시대의 아픔 때문에 이웃을 돕고자 하는 우리의 따뜻한 마음이 훼손될까 두렵다”며 “오늘부터 구세군 자선냄비를 통해 새 희망이 샘솟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날 시종식에선 이틀 전 구세군 본부를 찾아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며 2억원을 기부한 시민이 ‘베스트도너’(고액기부자)로 가입했다. 배우 권상우 송승헌 문채원 이상윤 송창의 신성우 박기웅 박준석이 정성을 모아 쌀 1004포대(약 10t)를 기증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구세군은 거리 모금을 비롯해 톨게이트·교회·온라인·기업 모금, 물품·정기 후원, 회원 모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기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도 기부할 수 있다. 2004년부터 자선냄비를 후원하고 있는 휘슬러코리아는 올해 일명 ‘빨간 동전 자선냄비’를 기부했다. 모금액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부금을 넣으면 빨간색 동전이 움직이면서 기부될 곳과 쓰임새를 볼 수 있게 했다. 구세군은 모금된 전액을 불우이웃과 긴급구호·위기가정, 사회적 소수자 등을 위해 쓸 계획이다.

1891년 미국의 조지프 맥피 사관이 빈민들을 위해 오클랜드 부두에 큰 쇠솥을 내건 것이 구세군 자선냄비의 시초다. 우리나라에선 1928년 처음 시작돼 한국의 대표적 나눔 운동으로 성장했다.

이용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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