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성덕의 사방팔방] 2. 박영수 특검, 역사에 남길 수사결과 내놓아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앞둔 박영수 특별검사가 휴일인 4일 서울 반포동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왼쪽 사진). 특검팀은 서울 대치동 선릉역 부근의 건물을 임차한 것으로 알려졌다(오른쪽 사진). 특검팀은 3개 층을 사용할 예정이다. 구성찬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의 언행은 지금까지 국민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박 특검이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수사 방향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비교적 산뜻한 출범을 한 것이다.

박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업 모금을 강제한 대통령의 힘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문화융성이라는 명분으로 통치행위를 내세울 텐데, 그걸 어떻게 깨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깃털 조사’가 아니라 ‘몸통 수사’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셈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 혐의 적용 여부는 이번 수사의 핵심이다. 박 대통령이 여러 차례 검찰 조사에 불응한 상태에서 당연한 수사 방향이다. 박 특검은 박 대통령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까지 감안해 다양한 수사 기법으로 박 대통령을 압박해야 한다.

박 특검은 재계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그는 “매우 촘촘하게 빠짐없이 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은 주요 그룹들이 자발적으로 거액을 낸 것으로 보지 않는다. 돈을 대고 기업 상황에 맞는 대가를 받았을 것으로 의심한다. 그는 검사 시절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SK 분식회계 사건을 파헤쳤다. 그래서 국민이 박 특검에 거는 기대도 자못 크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도 박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수사 이유도 꽤 명쾌하다. “국민이 제기하는 가장 큰 의혹 중 하나”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서는 소문과 추측이 무성하다.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할 대목이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국정농단 개입 의혹,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한 박 특검의 수사 의지도 높이 살 만하다. 사이비 종교 집단의 국정농단 여부도 확실히 규명돼야 한다. 사이비 종교 집단이 ‘종교의 자유’를 앞세워 반격에 나설지 모른다. 이 집단이 꼼짝하지 못할 법리로 무장해야 할 때다.

이번 수사에 온 국민의 시선이 쏠려 있다. 박 특검은 모든 역량을 투입해 관련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역사를 새로 쓰고 쓰러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려는 국민이 박 특검을 지켜보고 있다. 역사에 남을 만한 수사결과를 내놓기 바란다.

다만 특별검사보를 인선하기 전에 윤석열 대전고검 부장검사를 수사팀장으로 발탁한 것은 ‘절차적 문제’라는 지적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자칫 특검 조직 구성이나 운영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때 국민 검사로 부상한 윤 팀장에 대해 문제 삼자는 것이 아니다. 특검보 인선 후에 윤 팀장을 뽑았다면 모양새가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윤 팀장은 현 정권에 찍혀 징계를 받고 좌천되는 수모를 겪었다. 행여 구원(舊怨)을 풀려고 사감(私感)에 휘둘리면 안 된다.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야 한다.

염성덕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sdyu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