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다크나이트설 “친박에 침투한 밀정” 재평가

국정농단 세력 처벌할 법적 토대 마련, 촛불민심 부채질해 횃불정국 주도

11월 1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진태 의원 / 사진=뉴시스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런은 극의 전개에서 선악의 구색을 맞추려는 사람들에게 냉소를 짓는다. 그의 영화에서 선과 악의 경계는 모호하다.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그렇다. 정의감에 불탔던 고담시 지방검사 하비 덴트는 약혼자의 죽음을 계기로 악의 길에 들어선다. 목숨을 걸고 마피아와 싸웠던 의인 ‘화이트나이트(백기사)’는 그렇게 악당 ‘투 페이스 하비(두 얼굴의 하비)’로 전락한다.

 덴트는 약혼자의 죽음을 배트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트맨을 불러 싸웠고, 그 과정에서 죽었다. 하지만 배트맨은 고담시민들이 마지막 양심으로 여겼던 덴트마저 악당으로 바꾼 처참한 현실에 실망해 악과 맞서 싸우길 주저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그래서 덴트의 모든 죄를 뒤집어쓴다. 이 사실을 유일하게 아는 고담시 경찰국장 제임스 고든은 배트맨을 ‘다크나이트(흑기사)’라고 부른다.

 세상 사람들로부터 악당으로 지목돼 손가락질을 받지만, 사실은 선을 수호하기 위해 이 모든 억울한 비난을 감수할 수 있는 진짜 의인. 놀런 감독이 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재창조한 배트맨은 그런 인물이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다크나이트설’이 불거졌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수호하는 ‘호위무사’를 자처했지만, 사실은 국정농단 세력을 법적으로 처벌할 토대를 마련하고 촛불민심을 부채질한 주인공은 김 의원이라는 해석이 7일 인터넷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의 다크나이트설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근거는 형사소송법 개정이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19일 페이스북에 “그동안 컴퓨터 문서를 부인하면 증거로 채택할 수 없었다. 내가 대표 발의해 오늘 형사소송법을 개정했다. 이제는 과학적 감정이 있으면 (컴퓨터 내 문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이 증거의 세계로 들어오는데 수십년을 소요했다. 특히 간첩사건에서 아주 유용할 것”이라고 적었다.

 김 의원이 발의해 개정한 형사소송법은 결과적으로 최씨의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를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물로 채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검찰은 최씨가 박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할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를 지난 10월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 최씨는 “내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문제의 태블릿PC 안에서 최씨의 셀카 사진이 나왔다.



 두 번째 근거는 촛불민심을 부채질한 김 의원의 발언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위원에서 최순실 특검법과 관련해 “촛불은 촛불일 뿐이다.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말했다. 제4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나온 발언이었다.

 박 대통령의 하야와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요구한 촛불민심은 그의 발언을 계기로 더 크게 타올랐다. “잔바람은 불을 키운다”는 의미심장한 경고가 인터넷으로 쏟아졌다. 제4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달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60만명(경찰 추산 17만명)이 쏟아졌다. 촛불은 갈수록 커져 횃불이 됐다. 제6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3일에는 서울에서 170만명, 전국적으로 232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김 의원의 다크나이트설을 제기한 네티즌들은 “국정농단 세력을 엄벌하려는 김 의원의 빅픽처는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 “김 의원을 보면 헷갈린다. 새누리당 친박계로 침투한 밀정일지도 모른다” “김 의원이야말로 촛불정국을 주도하는 선봉장”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과 국정농단 세력을 향한 냉소의 틈새를 비집고 나온 블랙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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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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