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299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34명, 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압도적으로 가결 처리됐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표결 결과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도 아주 중요한 사안입니다. 수사 방향이나 절차, 강도 등과 관련해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검팀은 그 결과를 예의주시했습니다. 표결 결과는 위대한 촛불민심대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압도적 가결이었습니다.

때를 맞춰 특검팀의 2차 파견검사 10명도 확정돼 총 20명의 파견검사 수사팀 진용이 모두 갖춰졌습니다. 이제 특검보와 수사팀의 구체적인 업무 분장이 이뤄지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수 있습니다. 초점은 탄핵 가결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 가능 여부인데 의견이 나뉩니다. 특검 출범 10일째(12월 9일 금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참, 박영수 특검은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를 놓고 무슨 생각을 할까요. 박 특검의 속마음을 한번 들여다보죠. 박 특검이 국민일보를 단독으로 만나 털어놓은 내용이 있으니까요. 특검 대변인의 브리핑 소식에 이어 그 하단에 박 특검의 이야기를 꾸며놓았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뇌부인 이용복 박충근 양재식 이규철(왼쪽부터) 특검보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 특검 대변인, “강제수사 여부는 확정된 것이 없다”=특검보인 이규철 대변인이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시작했습니다.

“추가 파견 예정검사 명단이 확정됐습니다. 어제 법무부 장관 대행 결재가 있었고, 오늘 인사혁신처에 정식 공문이 접수되면 빠른 시일 내에 부임하도록 해 기록 검토에 들어갈 것입니다. 구체적인 업무분장도 내부적으로 조율해 확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추가 파견검사 10명의 명단은 이렇습니다. 기수 순서대로 서울중앙지검 김태은(44·사법연수원 31기), 서울남부지검 조상원(44·32기), 인천지검 배문기(43·32기), 광주지검 이방현(43·33기), 서울중앙지검 이지형(40·33기), 울산지검 강백신(43·34기), 광주지검 김해경(42·34기),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최순호(41·35기), 서울중앙지검 최재순(38·37기), 대구지검 호승진(41·37기) 검사입니다.

거의 대부분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들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지금까지 수사해온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도 4명(김태은 배문기 강백신 최재순)이나 됩니다. 이로써 지난 5일 확정된 윤석열 수사팀장 등 파견검사 10명을 포함하면 수사검사는 총 20명이 되는 것이죠.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9일 오전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다음은 대통령 탄핵안과 관련한 일문일답입니다.
-탄핵안 가결되면 대통령 조사 방식의 강제수사라든지 이런 것도 고려합니까.
“탄핵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그 이후 대책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습니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를 위해 헌법재판소와 소통채널을 마련했습니까.
“그런 부분은 아직 논의된 적 없습니다.”

-특검 수사 중 중요한 증거자료가 나오면 기소 전에라도 헌법재판소가 이를 받아볼 수 있나요.
“그건 관련법에 따라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탄핵안 가결 시 대통령 강제수사가 가능한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현재 기록 검토를 통해 수사 준비 중이라 그런 부분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국회 상황) 모니터링은 하지요.
“탄핵 여부가 저희들한테도 상당히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당연히 특검에서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박영수 특검팀은 오후 4시10분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이런 입장을 냈습니다. “특검 수사는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돼야 하므로 특별히 언급할 사항이 없습니다.”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9일 오전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세례를 받고 있다. 표정이 다소 굳어 있다. 뉴시스


# 박 특검의 ‘강제수사’ 생각은?=박 특검은 지난 1일 국민일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났습니다. 국민일보는 2일자 신문을 통해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의혹 특검이 푸는 게 맞다”라는 박 특검의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전했습니다. 그때 박 특검은 대통령 강제수사 여부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언급한 게 있습니다. 강제수사는 압수·수색·검증, 체포, 구금 등을 말합니다.

국민일보 이경원 기자가 보도한 당시 기사 내용을 인용해 여러분께 박 특검의 발언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국민일보가 박영수 특별검사를 단독으로 만나 보도한 지난 2일자 신문.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조사와 대통령 강제조사 부분에 대한 박 특검의 발언이 담겨 있다.

[∼임명 당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수사한다”고 밝혔던 박 특검은 현재 피의자인 박 대통령 강제수사 여부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박 특검은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이 여전함을 밝히면서도 “그동안은 ‘기소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수사할 수 없다’는 게 다수설이었는데 요즘은 의견이 엇갈리고, 실제 수사도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특검)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으니 필요한 경우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는 의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1면 기사)

[∼국회가 추진하는 탄핵 절차가 특검 수사에 강한 변수가 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최근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 불소추 특권의 취지·효력도 사라져 강제수사가 가능해진다는 일부 학계의 의견이 있었다. 피의자로서 조사에 불응하는 박 대통령을 체포 수사해야 한다는 현직 평검사의 주장도 있었다. 다만 박 특검은 이와 다른 입장이다. 그는 “만일 직무가 정지되더라도 대통령은 대통령”이라고 선을 그었다. 직무정지 상태의 대통령이더라도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조문의 ‘재직 중’에 여전히 해당된다는 설명이다.](5면 관련기사)


박 특검은 탄핵 가결된 대통령 강제수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합니다. 그러나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이나 관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없이는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비롯한 숱한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강제수사 여부는 특검팀의 가장 큰 고민이 될 것입니다. 사상 유례 없는 사건이라서 법리 구성을 적극적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최소한 압수수색은 필요할 텐데요. 박 특검이 초심을 유지한다면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추이를 지켜보죠.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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