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뿌리내린 ‘기독교 비방 문화’ 갈아엎을 때

근거없는 비난 난무... 표창원 의원의 망언 계기로 바로잡아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한민국 최초, 최고의 프로파일러로 불리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장점은 불의를 못 견디는, 분명한 소신과 원칙에 있다.

 경찰대학 재학시절이나 제주 부천 화성 경찰서 재직시절, 유학시절 선후배, 동료 형사, 소대원, 제3세계 유학생들로부터 깊은 신뢰를 얻었던 것도 원칙에 따른 강직함과 약자를 대변하는 정의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책 ‘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다산북스)를 보면 ‘흙수저’에서 입지전적 자리까지 오른 그가 얼마나 불의 앞에 분노하며 의리를 중시하고 절제된 삶을 살았는지 엿볼 수 있다. 촛불시위와 탄핵정국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를 놓고 대중이 열광할 만하다.

 표 의원은 경찰 공무원 출신으로 조서를 작성하고 송치서류를 만드는 등 철저히 팩트, 법 절차를 중시했던 사람이다. ‘모든 정황과 증거를 확실하게 조사하기 전에 함부로 판단하고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된다’는 범죄수사의 철칙이 몸에 배어있는 사람이다. 영국 엑시터대에서 경찰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학자로서 정확한 출처와 학문적 근거, 객관적 통계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그가 어느 정도로 치밀한 사람이냐 하면 경찰대학 재학시절 기숙사에서 발생한 절도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기숙사 방 120개를 샅샅이 조사하고 학생소지품을 일일이 데이터화 한 뒤 용의자를 찾아내 퇴교처분까지 시킨 장본인이다.

 그런데 그렇게 철두철미한 사람이 어찌된 일인지 팩트도 없이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든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엔 보수 기독교계가 있다”는 폭탄 발언을 하고 말았다. 즉 보수 기독교계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일으켰다는 말이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는 크게 3가지로 정의된다. 첫째, 최순실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에 개입하고 둘째,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 설립에 관여해 재단을 사유화한 사건이다. 셋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특혜를 받은 사건을 뜻한다. 여기에 어떻게 기독교계가 중심에 서 있다는 말인가.

 국민일보의 비판에 억울했는지 그는 문제의 발언 동영상을 SNS에 올리고 반박에 나섰다. 전후맥락이 잘못 알려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지목한 ‘기독교계’가 “40년 전 최태민의 구국봉사단 훈련을 받은 목사들, 박 대통령에 대한 일방적 찬양을 하며 야당과 비판적 지식인, 진보 언론을 종북으로 내걸고 세월호 유가족을 폄하한 일부 정치적 목사들”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의 글은 여과 없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전파됐고 댓글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강화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표 의원이 고등학교 3학년 때 학생흡연을 제재하는 학내 방침에 맞서 당당하게 교내 흡연실 설치와 금연클리닉 시행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를 아꼈던 김기헌 선생님은 교무실로 불러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창원아, 난 널 무척 좋아해. 용기도 있고, 의리도 있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급운영에 책임감도 있고… 근데 딱 한 가지만 얘기해주고 싶다.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회에서나 혹은 다른 사람들 생각에도 옳은지, 깊이 생각해보는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다. 그리고 행동하기 전에 반드시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 이후로 표 의원에게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사회에서나 혹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도 옳은지 깊이 생각해보기’는 삶의 원칙이 됐다고 한다.

 표 의원과 ‘다른 사람들’은 ‘40년 전 목사들’과 ‘일부 정치적 목사들’이 최순실 국정농단을 일으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 목사들이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 설립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정유라가 특혜를 받는데 개입하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다.

 사실 그의 잘못된 논리는 국내 최대의 동성애자 단체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가 지난달 12일 광화문 광장 촛불시위 때 선보인 ‘보수 기독교-박근혜-최순실의 더러운 커넥션’이라는 구호와 맥을 같이한다.

 이처럼 한국교회를 비판하면 마치 세련된 진보적 지식인, 수준 높은 교양인, 정의로운 사람처럼 보이는 시대가 됐다. 무슨 문제만 있으면 ‘보수 기독교’를 거들먹거린다. 비판이 옳든, 그르든 조직적으로 대응을 않다보니 싸잡아 비판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만만한 존재’가 기독교다.

 한국사회에 잘못 뿌리내린 풍토를 갈아엎기 위해서라도 이번 표 의원의 망언(妄言)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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