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오후 7시3분부터 직무가 정지됐다. 현재 박 대통령은 관저를 지키는 것 말고, 대통령으로서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매달 1800만원의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다. 집 보는 값 치고 너무 많다. 다 국민 세금이다. 현행법상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즉시 직무는 정지되지만 신분은 그대로 유지되어서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헌법재판소가 신속한 심리에 착수했지만 심리가 언제 마무리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있는 반면 소추량이 방대한데다 대통령이 일일이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어 최대 180일인 대통령 탄핵심판 기한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헌재의 심리가 길어질수록 박 대통령의 무노동유임금 기간도 늘어난다. 이런 불합리를 개선하기 위해 야당을 중심으로 법 개정 움직임이 활발하다. 무소속 이찬열 의원은 탄핵소추 의결을 받은 공무원의 보수 지급을 정지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직무정지된 대통령에게 이전과 똑같은 월급을 지급하는 것은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반하고, 사회 정의에도 배치된다. 탄핵소추되면 보수 지급을 즉각 중단하고 노무현 대통령처럼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될 경우 미지급된 월급을 소급 지급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박 대통령은 집권 기간 무노동무임금 원칙과 성과연봉제 도입을 줄기차게 강조해왔다. 국민으로부터 탄핵당한 박 대통령의 국정평가는 '등외', 업무부적격이다. 박 대통령의 잣대로는 박 대통령은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

 박 대통령은 여러 차례 "국가와 결혼했다"고 말했다. 이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앞으로 법의 미비로 받을 월급을 국가에 반납하거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게 마땅하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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