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하리 예수처럼’ 서문교회 청년부의 즐거운 실험

“동네교회 청년이 뭐가 어때서. 세상을 뒤집는 일까진 못하지만 지역사회를 좋게 만드는 일은 할 수 있지 않을까.”

2012년 1월 서울 은평구 서문교회(손달익 목사)에 소속된 7명의 청년부원들은 예배 후 카페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청년부는 부흥의 정점을 찍은 뒤 침체기에 접어든 상태였다. 청년들은 개인적 고민과 청년부 분위기, 팍팍한 사회현실 등 여러 가지 환경에 마음이 답답했다. 그러다 ‘동네’ ‘교회’ ‘청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갖고 지역에서 활동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심 없이 지역 섬기는 일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기독NGO 간사, 회사원, 사회복지사, 디자이너 등 7명의 청년들은 ‘동네교회청년’이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먼저 지역주민들을 위해 ‘찬란한 한국교회의 검은역사’ ‘예수님의 선교와 동네 선교’ 등을 주제로 강연과 세미나를 진행했다. 

2014년엔 지역발전을 위해 할 일을 찾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재래시장 이용, 공부방 봉사, 지역신문 만들기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지난해 겨울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일었을 때는 독서모임 ‘고구마’를 만들어 6주 동안 한국근대사를 공부했다. 다른 교회 청년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세월호 관련 활동이다. 지난해와 올해 4월 세월호의 아픔을 계속 기억하자는 뜻에서 거리 캠페인을 진행했다. ‘은평 세월호를 기억하는 모임(은세모)’이라는 이름으로 ‘세월호 가족 초청 간담회’를 갖고 세월호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도 상영했다.


회원 박제민(33)씨는 “‘세월호 참사 1주기 동네교회청년 선언’을 하고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 규명 촉구 기도회’ 등의 활동을 하면서 지역 시민단체와 자연스럽게 연대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2014년에는 서문교회 청년부를 중심으로 ‘행하리 예수처럼’이라는 선교팀을 만들었다. 복음이 없는 곳에서 봉사활동 등을 하며 예수님을 전하자는 뜻에서 만든 모임이다. 박씨는 “지역주민을 섬기며 뿌듯함을 느꼈던 경험을 교회청년들과 함께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1년에 4번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소식지도 발간한다. 지난 4월엔 세월호 특집을 만들어 희생자와 동년배인 스무 살 청년들을 인터뷰하며 아픔을 나눴다.

회원인 대학생 박승(27·새벽이슬교회)씨는 “세월호 생존자의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진실이 밝혀지는 날까지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활절과 성탄절 기간에는 지역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활동도 주관했다. 교회에서 영화보고 대화하는 모임인 ‘옥상영화제’를 개최해 청년들에게 활력소를 제공했다. 최근엔 시국기도회를 개최하고 청년들의 의견을 담은 공동기도문과 입장문도 발표했다.

박씨는 “교회 청년들은 동네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자원”이라며 “사람과 공간 등 교회의 자원을 바탕으로 지역을 섬긴다면 교회와 지역이 유기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문교회 청년부 박성민 목사는 “청년들이 신앙인으로서 지역뿐 아니라 사회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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