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홈페이지에 비난과 조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5년 7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한 네티즌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낸 것이라고 속여 홈페이지에 올린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박사모 회원들의 반응이 화제가 되면서 다음날 ‘박근혜 편지’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19일 온라인에서는 ‘박근혜 편지’에 이어 ‘파독 3세 박사모’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이 박사모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주목을 받았다. 박 대통령을 찬양하는 척하며 디스한 글을 올렸는데, 회원들은 쉽사리 알아채지 못했다.

‘파독 3세 박사모’는 “독일 유명 언론인 '키커'가 세계 여성지도자에 대해 평점을 매겼는데, 독일 메르켈 총리와 함께 우리 대통령님이 최고점인 1점을 얻었다”며 “독일말 ‘예쁘다’, ‘대단하다’라는 뜻의 Esel(에젤)을 대통령에게 붙여 외쳐보자”고 제안했다.

박사모 홈페이지에 게시된 문제의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게시물을 본 회원들은 “에젤 대통령 만세” “독일에서는 대통령을 좋게 봐주니 감사하다”는 댓글을 줄줄이 달았다. 그러나 에젤은 독일어로 ‘예쁘다’가 아닌 ‘멍텅구리’라는 뜻이다. 한 회원이 장난임을 알아채고 경고했지만 많은 댓글이 달린 뒤였다.

글쓴이는 박사모 가입 과정과 게시글 등을 캡쳐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올렸고,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에젤과 엔젤을 혼동한 박사모"라는 네티즌들의 조롱이 쏟아졌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게시물에 달린 댓글이 박사모 회원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기획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재 이 게시물은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박사모 회원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한 회원은 박근혜 편지로 박사모가 웃음거리가 되자 홈페이지에 “외신이나 일베 자료 퍼나를 때 제발 출처를 확인해 달라”며 “제발 좀 우리도 지성적이고 상식적으로 대응 합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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