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고우면을 거듭하던 새누리당 비박계가 마침내 결단의 칼을 빼들었다.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비박은 21일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새누리당과 결별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리고 오는 27일을 분당 D 데이로 잡았다.


분당을 선언한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비박 의원들이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태(앞줄 왼쪽부터), 이종구, 이군현, 유승민, 김무성, 정병국, 김경재, 김학용(뒷줄 왼쪽부터), 황영철, 권성동, 정운천 의원 뉴시스


 분당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총 35명이다. 

 <명단>
김무성(부산 중·영도, 6선) 심재철(경기 안양동안을) 정병국(경기 여주·양평, 이상 5선) 강길부(울산 울주) 나경원(서울 동작을) 김재경(경남 진주을) 유승민(대구 동을)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주호영(대구 수성을, 이상 4선)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권성동(강원 강릉) 김성태(서울 강서을) 김세연(부산 금정) 김영우(경기 포천·가평) 김학용(경기 안성) 박순자(경기 안산단원을) 여상규(경남 사천·남해·하동) 이종구(서울 강남갑) 이진복(부산 동래) 이학재(인천 서갑) 이혜훈(서울 서초갑) 황영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홍일표(인천 남갑, 이상 3선) 박인숙(서울 송파갑) 오신환(서울 관악을) 유의동(경기 평택을) 이은재(서울 강남병) 장제원(부산 사상) 정양석(서울 강북갑)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이상 재선) 박성중(서울 서초을) 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정운천(전북 전주을) 김현아(비례, 이상 초선)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9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6명, 부산 5명, 경남 4명, 대구 인천 강원 각 2명, 울산 충남 전북 경북 각 1명, 그리고 비례대표 1명이다. 이들이 단 한명의 이탈자 없이 모두 탈당한다 해도 의석수에선 93인 '친박당'에 미치지 못하지만 중량감이나 대중적 지명도에선 '비박당'이 훨씬 앞선다. 

 친박당엔 허수가 많다. 비례대표의원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마음은 비박당에 있더라도 몸은 친박당에 있을 수밖에 없다. 비박이 새누리당 비례대표의원 17명 중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비박당 합류의사를 밝힌 김현아 의원의 출당을 새누리당에 요구한 이유다. 출당되면 의원직이 유지된다.

 새누리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여론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서울에서 49석 중 12석을 얻었다. 이들 가운데 김용태 의원이 이미 지난달 탈당한데 이어 다시 9명이 '분당열차'에 탑승함으로써 새누리당 서울출신 의원은 지상욱(중·성동을) 김선동(도봉을) 두 의원만 남게됐다. 사실상 서울 교두보가 와해된 셈이다. 반면 수도권인 인천·경기의 경우 23명 중 불과 8명이 탈당의사를 밝혀 서울출신 의원들과 촛불민심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한때 새누리당 텃밭이었던 부산·경남에선 24명 가운데 9명이 이탈해 21명 중 단 3명만 탈당행렬에 동참한 대구·경북과 극심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을 계기로 PK정치가 TK정치와 분리되는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비박이 떨어져나가면 새누리당은 최대 격전지인 서울은 물론 TK와 함께 새누리당을 떠받치던 양축의 하나인 PK에서 상당한 기반을 잃게 된다. TK지역당으로 쪼그라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비박이 나가도 제2당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애써 자위할 수 있겠지만 그건 착각이다. 둑이 한번 무너지면 사라지는 건 순식간이다. 반성할 줄 모르는 친박의 자업자득이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