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국정농단 세력의 악행을 파헤치는 당내 비박계의 선봉장입니다. 지난 9일 정기국회 올해 마지막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234장의 찬성표 중 하나는 장 의원의 것이었습니다. 비록 “무거운 마음이었다”고 털어놨지만, 어쨌든 같은 당 소속인 대통령의 퇴진에 찬성했습니다.

 최순실 국조특위 위원입니다.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에게서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를 처방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받아낸 주인공 역시 장 의원입니다. 국조특위 청문회 때마다 증인의 위증을 뒤집는 결정적 증거를 발굴해 실시간으로 제보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주갤) 네티즌들은 장 의원에게 지지와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믿을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때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과 언성을 높이며 싸웠습니다. 표 의원이 ‘탄핵 찬성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였습니다. 하지만 장 의원은 지난 15일 종합편성채널 JTBC 시사예능프로그램 썰전에 표 의원과 함께 출연해 웃으면서 화해했습니다. 이후부터 대중적 인지도도 치솟았습니다. 촛불민심에 등을 돌리지 않고 귀를 기울인 결과입니다.


 과거에는 달랐습니다. 장 의원은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에서 제18대 국회의 초선 의원으로 당선한 2008년 이명박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비난했고, 집회 참가자에게 윽박을 질렀습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모습이었죠. 장 의원의 8년 전 모습을 담은 영상이 25일 주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발단은 지난 24일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였습니다. 2002년 미선이‧효순이의 주한미군 장갑차 압사 사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 2014년 세월호 참사, 올해 박 대통령 탄핵 정국까지 촛불집회를 다룬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편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은 이명박정부에서 가장 격렬했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장 의원에게 돌아갔습니다.

 영상은 2008년 10월 13일 행정안전위원회(현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을 담고 있습니다. 촛불집회에 대한 과잉진압을 경찰에 추궁한 야당 의원, 집회 참가자들을 선동에 휘둘린 집단으로 몰아세운 여당 의원들이 충돌한 국감이었습니다. 여기서 장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유모차부대’ 인터넷카페 운영자 정혜원씨에게 고압적으로 말문을 끊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장 의원은 자신의 발언시간에 장씨를 참고인석에 앉히고 유모차부대의 집회 장면을 상영했습니다. 그리고 “도로를 완전히 점령했습니다. 밤에 도로를 점령했습니다. 어머니가 과격 시위의 중심에 유모차를 둔 모습을 봤습니까. 아이들이 우는 모습을 보면서 잘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이들이 울고불고 자다 지쳐 태극기를 흔들고 있습니다. 이게 아동학대가 아닙니까”라고 비난했습니다.



본 기사는 원문에 영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영상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비난 정도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고압적인 태도로 장씨를 쏘아 붙였습니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 달라”는 장씨에게 “끝까지 듣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을 끊더니 “참고인! 묻는 말에만 대답하세요”라며 고함을 질렀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협박하지 말라”고 항의할 정도로 고압적이었습니다. 발언시간의 말미에는 “유모차 불법시위가 빗나간 모정임을 국민들이 충분히 납득하리라 믿습니다”고 했습니다. 이에 항변하는 장씨의 발언을 다시 끊으면서 “말하지 마세요!”라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찬반의견과 별개로, 시민 한 명을 국감장에 앉히고 고압적으로 찍어 누른 장 의원이 태도는 분명 비판의 대상입니다. 8년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최순실 국조특위 위원들의 질문에 삐딱하게 앉아 조소를 지은 어느 청문회 증인의 표정이나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진다”는 친박계 의원의 발언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이는 태도입니다. 주갤 네티즌들이 이 영상을 ‘개념글(추천을 많이 받은 글)’로 올려 세우면서 “새누리당과 장 의원에게 속지 말라”고 경고하는 이유입니다.

 장 의원은 이제 국회에서 8년을 보낸 재선 의원입니다. 민의를 읽는 태도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과거를 들춰내 비판하는 게 조금 억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게 한 사람일지라도 국민에게 등을 돌린 결과는 언제든 이렇게 돌아옵니다. 박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민주주의 국가의 주인이 누구인지 모두 재확인했습니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장 의원에게만 해당하는 교훈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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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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