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온의 영화이야기]<102> 2017년의 라인업 기사의 사진
어느덧 한 해가 저물고 곧 2017년 새해가 밝는다. 올 한 해 재미있고 훌륭한 영화들이 많았지만(아울러 바보같은 영화도 많았다) 새해에도 팬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영화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들을 몇 개 소개한다.

우선 영화판의 대세가 되어버린 속편 및 리메이크(할리우드식으로는 재부트 reboot라고 한다)부터. 소개 순서는 개봉 일자순이나 모두 예정이기 때문에 개봉순서가 바뀔 수 있다.

△언더월드: 피의 전쟁(Underworld: Blood Wars)= 뱀파이어족과 늑대인간족의 갈등과 투쟁을 그린 언더월드 시리즈의 5번째 작품. 2012년작 ‘언더월드 어웨이크닝’의 직접적인 속편이다.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케이트 베킨세일이 주연을 맡았다. 애너 포스터의 감독 데뷔작.

△T2 트레인스포팅(Trainspotting)= 영국제 블랙코미디 범죄영화. 1996년에 1편이 나온 지 20년만의 속편이다. 1편을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던 대니 보일이 다시 감독을 맡고 유안 맥그리거, 로버트 칼라일 등 스타덤에 오른 오리지널 멤버들이 모두 다시 나온다.

△존 위크 2장(John Wick; Chapter 2)= 은퇴한 킬러(키애누 리브스)가 2014년의 1편에 이어 다시 말썽에 휘말려 펼치는 액션극. 다만 이번엔 애완견이 악당들에게 살해당해 복수하는 대신 국제 킬러조직과 한판 붙는다. 채드 스텔스키 감독.

△로건(Logan)= 만화 캐릭터 X맨 중 가장 유명한 울버린(휴 잭맨)의 마지막 이야기. 울버린도 나이가 듦에 따라 신체 치유력이 점점 없어져간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

△콩: 해골섬(Kong: Skull Island)= 1930년대부터 만들어진 클래식 ‘킹콩’의 최신 리메이크. 종래 킹콩 영화들과 달리 시대배경이 현재다. 톰 히들스턴, 브리 라슨 주연에 조던 보그트 로버츠 감독.

△에일리언: 코브넌트(Alien: Covenant)= 우주 호러물 ‘에일리언’ 시리즈의 프리퀄인 ‘프로메테우스’의 속편. 역시 리들리 스콧이 감독했다.

△카리브해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Pirates of Caribbean: Dead Man Tell No Tale)= 카리브해의 해적 5번째 이야기. 잭 스패로우 선장역에 조니 뎁, 바르바로사역에 제프리 러쉬 등이 다시 나오고 새 악당으로 하비에르 바르뎀이 가세한다. 요아킴 뢰닝, 에스펜 샌드버그 공동연출.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Transfoemer: The Last Knight)= 겉으로는 자동차인 장난감 변신 로봇들의 5번째 이야기. 아직 스토리가 모두 공개되지 않았으나 옵티머스 프라임이 악당으로 변신한다고 한다. 마이클 베이 감독.

△스파이더맨: 귀향(Spiderman: Homecoming)= 톰 홀랜드가 타이틀롤을 맡은 두 번째 속편.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스파이더맨의 멘토로 다시 나오고, 이번의 악당은 마이클 키튼이 맡는다. 존 와츠 감독.

△원숭이 행성의 전쟁(War for the Planet of the Apes)= 재부트된 원숭이 행성(혹성탈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골룸의 인간 모델 앤디 서키스가 원숭이 대장 시저역을 맡았다. 감독은 매트 리브스.

△킹스맨: 골든 서클(Kingsman: The Golden Circle)= 2014년의 1편에서 죽었던 늙은 스파이 콜린 퍼스가 놀랍게도 다시 나온다. 더욱 놀랍게도 줄리언 무어가 악당이다.

△블레이드러너 2049 (Bladerunner 2049)= 전편의 시대배경으로부터 30년이 흐른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늙어서 노인이 된 릭 데커드를 실제로 늙은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다. ‘젊은 피’로 출연하는 것은 라이언 고슬링. 데니스 빌느브 연출. 원작을 만들었던 리들리 스콧은 제작자로 참여했다.

△오리엔트특급살인사건(Murder on the Orient Express)= 1934년에 발표된 애거서 크리스티 원작 추리소설을 1974년에 시드니 루멧이 올스타 캐스트로 영화화한 것을 케네스 브래너가 리메이크했다. 브래너는 감독 외에 주연(에르퀼르 포와로역)도 맡았다. 캐스트 역시 원작만큼은 못해도 상당히 호화롭다. 조니 뎁, 주디 덴치, 미셸 파이퍼, 페넬로페 크루즈, 데레크 재코비, 마이클 페냐 등.

이외에도 ‘토르’라든가 ‘저스티스 리그’ ‘스타워스’ ‘주만지’ ‘분노의 질주’ ‘월드 워 Z'의 속편들이 있으나 워낙 잘 알려진 것들이어서 굳이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또 리메이크들도 여러 편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매혹당한 사람들(The Beguiled)'이다. 1971년에 돈 시겔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으로 만들어진 작품의 리메이크. 이 영화는 서부극치고는 희한하게 고딕풍 심리 스릴러다. 내용은 ‘서부판 미저리’라고나 할까. 이스트우드의 영화 중에서는 상당히 저평가됐으나 나중에 가치를 인정받아 컬트 클래식의 반열에 올랐다. 리메이크작은 프랜시스 코폴라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가 연출했다. 주연은 콜린 패럴, 오리지널에서 제럴딘 페이지가 맡았던 역할을 니콜 키드먼이 연기한다.

아울러 유명한 애니메이션을 영화로 실사 리메이크한 것도 눈길을 끈다. 디즈니의 명작 ‘미녀와 야수’, 그리고 ‘매트릭스’ 3부작에 영감을 제공했다는 일본 아니메의 대표작 중 하나인 ‘공각기동대’다. ‘미녀와 야수’는 사실 1946년에 프랑스의 시인 장 콕토가 감독으로 나서 연출한 프랑스 실사영화가 있었다. 조제트 데이(미녀역)와 조각 같은 미남 장 마레(야수/왕자역)가 주연한 이 영화는 당시 몽환적인 화면 구성으로 극찬을 받았으며 오늘날 프랑스영화의 고전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이 프랑스영화와 디즈니 영화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또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의 주인공 ‘소령’역은 엄청난 출연료를 받고 스칼렛 조핸슨이 맡았다. 이 역시 할리우드의 오랜 전통이다. 동양 인물을 서양인이 연기하는 ‘화이트워싱(whitewashing)’.

리메이크 얘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TV 드라마를 영화로 리메이크 한 것들도 꽤 된다. 모두 국내에서도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것들이다. 우선 비키니 수영복 아가씨들의 몸매가 구경거리였던 ‘SOS 해상구조대(Baywatch)’. 근육맨 드웨인 존슨이 글래머 아가씨들 사이에서 울퉁불퉁한 근육을 마구 과시한다. 다음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해선지 6백만달러가 60억달러로 ‘인상’된 ‘60억달러의 사나이(Six Billion Dollar Man)’. 6백만달러를 들여 기계를 인체에 결합한 사이보그, 또는 바이오닉맨 스티브 오스틴 대령의 별명이었던 ‘600만달러의 사나이’는 이제 60억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주연은 리 메이저스에서 마크 월버그로 바뀌었다. 그리고 ‘기동순찰대(CHiPs)’도 있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오토바이) 순찰대 소속 두 대원의 활약을 그린 이 드라마는 에릭 에스트라다라는 멕시코 배우를 스타로 만들기도 했는데 영화에는 역시 멕시코계인 마이클 페냐가 출연한다.

물론 새 영화에 속편과 리메이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꽤 묵직한 오리지널들도 여러 편이다. 먼저 원로 배우가 등장하는 것들. ‘코미디언(The Comedian)’. ‘명우’ 소리가 어색하지 않은 로버트 드니로가 왕년의 스타 코미디언을 연기한다. 나이가 들었으면서도 재기를 노리는 노(老)코미디언 역할인데 드니로는 83년에 ‘코미디의 제왕(King of Comedy, 마틴 스코시즈)’이라는 영화에 역시 코미디언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또 ‘고잉 인 스타일(Going in Style)’도 있다. 1979년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라는데 원작을 본 기억이 없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노인들이 은행강도에 나선다는 코미디로 모건 프리먼, 마이클 케인, 앨런 아킨 등 연기파 원로들에 앤 마그릿, 매트 딜런, 크리스토퍼 로이드 등 ‘옛날’ 배우들이 가세한다. 참고로 자료를 뒤져보니 79년판에도 조지 번스, 아트 카니, 리 스트라스버그 등 당시에 벌써 완전 원로급인 노인네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었다.

이같은 원로들과 반대로 관심 가는 신예가 나오는 영화도 기다리고 있다. 아놀드 슈워체네거의 아들 패트릭 슈워체네거(23)의 첫 주연 작품인 ‘한밤의 태양(Midnight Sun)’. 액션의 제왕이었던 아버지와는 달리 아들의 첫 주연작은 동명의 일본영화를 원작으로 한 로맨스영화다.

유명감독의 작품과 톱스타들이 연출을 맡은 영화들도 관객의 평가를 기다린다. ‘메멘토’와 ‘인셉션’ 등으로 천재 소리를 듣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생애 첫 전쟁영화인 ‘덩커크’를 만들어 새해 개봉한다. 2차대전에서 연합군이 당한 뼈아픈 패배로 기록되는 ‘덩커크 철수’를 그린 영화다. 케네스 브래너, 톰 하디, 킬리언 머피 등이 출연한다.

또 조지 클루니는 매트 데이먼, 줄리언 무어, 조쉬 브롤린 등을 기용해 ‘서버비콘(Suburbicon)’을 만들었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범죄 코미디. 조엘과 이선 코헨 형제가 각본을 썼다. 그의 6번째 감독 작품이다. 벤 애플렉도 ‘밤에 살다(Live by Night)’라는 영화를 관객 앞에 내놓는다. 데니스 리헤인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금주법시대 갱들의 세계를 다뤘다. 벤 애플렉과 조 샐다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인 스코트 이스트우드가 출연한다.

이밖에도 줄을 선 영화들은 대단히 많지만 이 정도만 가지고도 영화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줄만 하다. 2017년도 영화풍년이다.

김상온(프리랜서 영화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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