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 국민일보 DB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옛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공연하게 오해를 받게 행동하면 사람들은 마땅히 의심합니다. 지금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습니다.

 이 의원은 2일 현재 국내에 있습니다. 이 의원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대책 관련 유럽 시찰에 동행한 의원 중 하나’라는 지난 28일 종합편성채널 JTBC 보도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 의원이 속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축산위)는 6박8일 일정으로 지난 31일 유럽으로 떠났습니다. 프랑스 덴마크 등을 방문해 AI 방역대책의 선진 사례를 배우겠다는 것이죠.

 AI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입니다. 축산 농가를 운영하는 농민에겐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보다 더 중요할 겁니다. 농축산위 소속 의원이라면 당연히 방역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해외 선진 사례를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의원에겐 다른 중요 현안이 있습니다. 이 의원은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위원입니다. 사람들이 이 의원에게 바라는 것은 어쩌면 AI 방역대책보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규명일 겁니다.

 어차피 이 의원은 청문회 기간 중 국정농단 세력을 돕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과 과거의 행적으로 수차례 구설수에 오르면서 AI 확산 상황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런 이 의원이 갑자기 AI 방역대책을 위해 유럽 시찰에 동행했다고 하니 ‘고의적인 국조특위 피하기’라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심의 눈초리는 이걸로 거둬지지 않았습니다. 국정농단 세력의 핵심인물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1일(현지시간) 밤 덴마크 올보르그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되면서 이 의원을 향한 의심은 더 커졌습니다. 정씨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이완영 덴마크’라는 키워드가 ‘정유라 체포’와 함께 오르내린 이유는 그래서입니다.

 덴마크는 정씨가 체포되기 전부터 체류지 중 하나로 의심되는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이 의원이 덴마크에서 정씨를 만날 목적으로 농축산위 유럽 시찰에 동행한 게 아니냐”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이 의원은 농축산위와 유럽으로 동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국조특위 피하기’에 ‘정씨와의 접촉’까지 여러 논란이 한꺼번에 불거진 이날 오전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유럽 시찰에 동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적어도 유럽 시찰과 관련한 오해에서 이 의원은 억울하고 서운할 겁니다.

 할 수 없습니다. 모두 자초한 결과입니다.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와 술자리를 가졌던 과거의 행적, 청문회 기간 중 국정농단 세력을 비호한 듯 한 태도가 아니었으면 이 의원이 의심을 받을 일은 없었을 겁니다. 이 의원이 모든 의심 눈초리에서 벗어날 방법은 하나입니다.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죠. 아마도 다른 방법은 없을 겁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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