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국민주권개혁회의'가 오는 22일 출범한다. 이 모임은 지난해 10월 정계에 복귀한 손 전 대표가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손 전 대표는 "기득권과 맞서는 개혁세력이 한국정치의 신주류가 돼야 한다"며 "문호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친박과 친문엔 빗장을 걸어 잠궜다. 한마디로 국민주권개혁회의는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제3지대론의 분파라 할 수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뉴시스


 손 전 대표는 2014년 7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경기 수원병)에서 패하자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며 미련 없이 정계를 떠났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10월 전남 강진에서 칩거 아닌 칩거 생활 2년여 만에 "정치 새판짜기에 모든 걸 바치겠다"며 전격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한때 자신이 대표로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것이었다. 새판짜기는 표면적인 명분일 뿐 진짜 이유는 더민주에서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난망하기 때문일 게다. 있어봤자 각종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들러리나 설 게 뻔하다고 판단해 배를 갈아탄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울타리를 박차고 나가니 국민의당 등에서 러브 콜이 오고 있다. 혼자만의 짝사랑으로 끝났지만 거국내각총리 꿈도 꾸었었다. 급기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물론 개혁보수신당(가칭)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손 전 대표의 정치 스펙트럼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3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탈당한 손 전 대표를 '보따리장수'에 비유한 적이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자기가 후보가 되기 위해 당을 쪼개고, 만들고, 탈당하고, 입당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을 근본에서 흔드는 것"이라며 "보따리장수 같이 정치를 해서야 나라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손 전 대표는 두번째 보따리를 쌌다. 그리고 올해 신년사에서 정권교체를 화두로 던졌다. 정권교체라 함은 보통 여에서 야로 정권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더민주나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경우 일컫는 말이다. 

 손 전 대표가 현 정권의 연장선상에 있는 세력과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며 정권교체 운운하는 건 이율배반이다. 만약 19대 대선을 통해 반기문 정권이 탄생할 경우 이것이 정권교체에 해당하는지 손 전 대표에게 묻고 싶다. 손 전 대표의 정체성이 궁금하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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