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우뚝 선 전신마비 로커 김혁건, ‘불후의 명곡’서 우승


전신마비 로커 김혁건(35)씨가 다시 우뚝 섰다.

김씨는 7일 오후 KBS 2TV에서 방영된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 전신마비를 극복한 감동 라이브 무대를 펼쳐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이날 ‘어쿠스틱 블랑’의 박기영과 한 조를 이뤄 안드레아 보첼리와 셀린 디온의 듀엣곡인 ‘더 프레어(The Prayer, 기도)’로 경연에 참여했다.


“I pray you'll be our eyes(우리의 눈이 되어 주시고)/And watch us where we go(우리가 어딜 가든 지켜주소서)….”
김혁건·박기영 조는 감미로운 하모니와 감동적인 열창으로 희망은 물론, 마음 속 위로를 건네 녹화장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김씨는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모두의 응원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 영광올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휠체어에 의지해 노래하는 제게 기회를 주신 불후의 명곡 관계자 분들, 함께 노래를 불러 주신 박기영 선배께 감사 드린다”며 “이번에 박 선배와 부른 ‘기도’라는 곡은 찬송이다. 삶에 지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03년 가요계에 데뷔한 ‘더 크로스’의 메인 보컬 출신이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고음이 돋보인 ‘돈 크라이’(Don't Cry)로 큰 사랑을 받았다. 검은색 가죽 재킷과 장갑, 찢어진 청바지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그는 2012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경추가 부러져 수술을 받고 2년여 입·퇴원을 반복했지만 지금도 어깨 밑으로는 감각이 없다. 옆에서 누가 돕지 않으면 혼자 밥을 먹거나 대소변을 보지 못한다.

절망이 밀려 왔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서울대 로봇융합연구센터장인 방영봉 교수팀의 지원으로 복식호흡장치를 이용해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목소리에 힘이 없었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목소리를 크게 내라고 배를 세게 눌러주셨어요. 횡경 막이 올라가면 목소리가 크게 난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래서 교수님들이 기계장치를 만들어주신 거고요.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그는 서울 온누리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2015년 10월 세례를 받고 ‘펑펑’ 눈물을 흘렸다. 힘들었던 지난 세월이 떠올랐고 예수 믿고 새사람이 됐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 그는 매주 주일예배를 드리고 ‘순(소그룹)모임’을 갖고 있다. 일대일 양육을 받으며 성경 공부를 한다.

그는 2015년 ‘제10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대중예술 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 상은 장애를 극복하고 문화예술발전에 기여한 장애예술인을 발굴, 표창해 장애예술인의 자부심과 희망을 고취하기 위해 2006년부터 수여되고 있다.

그는 “좌절에 빠져있던 저처럼 그늘에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올해는 해외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할 계획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 모두 포기하지 않는 2017년이 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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