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서 탄핵반대 기독교인 집회 열려 …네티즌 “최태민 추종자일 것”


탄핵정국을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이 7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 앞에서 반공, 신앙 등을 내세워 박 대통령의 탄핵 기각과 특검 수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를 지켜본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은 촛불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기독교를 방패막이 삼는 게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5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가 주최한 집회 참가자들은 손에 태극기와 ‘선동탄핵 원천무효’ ‘박대통령을 믿는다’ ‘탄핵무효 탄핵기각’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십자가 군병들아’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등 찬송가를 불렀다.

주최 측은 집회 장소 인근에서 목사 선교사 장로 전도사 성가대원을 상대로 가운을 나눠줬다. 군중 사이에선 이런 가운을 입은 이들이 적잖게 눈에 띄었다.

정광택 탄기국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대선 때 빨갱이(종북 좌파)한테 이기고 이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언론의 선동과 정치·검찰의 농간으로 위기에 처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오늘 100만 애국시민이 모였다. 특검 앞까지 가서 우리의 목소리 들려주자”고 호소했다.

홍재철 경서교회 원로목사는 “나라가 어지럽고 힘든 걸 볼 수 없어 이 자리에 목사들이 나왔다”며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로목사는 과거 한기총이 이단을 잇따라 해제할 때 대표회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탄기국은 집회를 마친 뒤 특검 사무실이 있는 대치빌딩 앞까지 행진했다. 목사 가운을 입은 이들이 가장 앞에서 대열을 이끌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집회 참가자들이 보수 기독교계라고 하는데 내가 볼 때는 기독교인이 아니다”라며 “국정 농단 사건을 덮자며 태극기를 손에 들고 나가는 것이 기독교인이 할 일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본래 보수 기독교인들은 사회의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오로지 복음만을 전하는 이들”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길거리에 나와 탄핵을 기각하자고 하니 이들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사이비”라고 말했다.

SNS를 통해 집회 소식을 접한 일부 기독교인들은 “최태민교 추종자들로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한국교회를 모독하는 것입니다. 결코 좌시하지 말아야 할것입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박 대통령 측이 탄핵 심판 변론에서 예수를 운운한 것과 관련해서도 교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는 지난 5일 진행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심리에서 박 대통령을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등에 비유했다. 유대인들의 군중재판으로 죄 없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것처럼 박 대통령도 선동된 여론의 희생양이라는 것이다.

최승락(고려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는 “성경은 자기 자신의 이익이나 필요에 의해 아무 말씀이나 꺼내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공정성이 확보된다”며 “공정성이 허물어진 상황에서 아전인수 격 발언은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병선 신상목 이용상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